어제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채권시장 과열 및 자산가격버블 우려’ 발언으로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의 추가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 발언을 과연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닫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다는 시각이 엇갈리는 듯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와관련 “박총재의 발언은 채권시장이 재경부관계자들의 말만 믿고 가열된 것을 우려하는 원론적 발언이지 콜금리추가인하 가능성을 막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10월에는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11월에는 콜금리인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내년 상반기까지 경기하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11월에는 경기하강에 초점이 맞춰지며 콜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설명이다. 성매매금지특별법으로 관련산업이 얼어붙어 GDP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고유가도 성장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압력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9월과 10월 두달연속 물가를 우선시해 콜금리를 동결했다는 점에서 다시 11월에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콜금리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모양 상으로 좋다는 관측도 있다.10월의 경우 재경부의 콜금리인하 압력이 강한 것처럼 시장에 비춰져 한은이 재경부의 압력에 의해 콜금리를 내렸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 11월에는 한은이 물가도 성장도 걱정도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 콜금리인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한편으로 10월 금통위의 콜금리 동결까지의 과정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10월 콜금리인하 기대감을 강하게 가지고 채권금리를 콜금리 한참 밑으로 끌어내린 것은 일부 언론에도 원인이 있다.재경부의 코멘트만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정작 칼자루를 쥔 한국은행의 코멘트는 무시한 언론이 있었는가 하면 박승 총재의 워싱턴 발언을 “물가만 보지 않겠다”는 일부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콜금리인하 시사로 보도한 곳도 있었다.한은 고위관계자가 일부 언론을 겨냥해 “시장원리를 그렇게 강조하는 언론이 콜금리 결정권자인 한은의 얘기는 듣지 않고 재경부 관계자 얘기만 보도하는 것이 시장원리를 존중하는 것인 지 모르겠다”고 꼬집은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한은 부총재보의 경고발언은 아예 무시해 버리며 한쪽 정보만 일방적으로 수용한 시장도 나름대로 댓가를 치뤘다. 굳이 ‘중앙은행이 맞서지 말라’는 투자격언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해도 정보나 시장심리가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건 리스키하다는 걸 일깨워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제 미국 국채시장은 휴장했다. 한국은행은 통안증권입찰을 1년물로 1조원만 하기로 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이 한은총재의 발언과 관련지으면서 많을 것으로 봤던 것과는 다르다. 물론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의 예상과 일치한 수준이다. 오늘 채권시장은 급매물이 잦아든 안정적인 분위기속에 기간조정양상을 보일 것 같다. 금리가 올라오면 대기매수세가 많고 내려가면 대기 손절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 최근 1만계약을 넘게 팔았던 외국인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다소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3.60-3.67%, 국채선물 12월물은 111.80-112.15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민병복 기자 bbmin9407@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