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지난해 서학개미를 고환율 원인으로 지목했다
- 미국주식 순매수 급증에도 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두 달 만에 규제 강화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월평균 환율은 되레 29.87원 하락↓
해외투자 잡으려 레버리지 ETF 허용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서학개미'를 지목하며 서둘러 꺼내 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환율 안정이란 실효성은 거두지 못한 채, 시장 변동성만 키우고 두 달 만에 누더기 규제로 전락했다. 자본시장 혼란을 부른 레버리지 ETF의 원인이 된 잘못된 진단과 성급했던 정책 설계를 진단한다.
[서울=뉴스핌] 이정아 김가희 기자 = 고환율의 주요 수급 요인으로 지목됐던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가 늘어난 시기에도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투자만으로 환율의 방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부가 해외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허용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이 출시 두 달 만에 보완 대상으로 돌아서면서 환율 진단부터 정책 수단까지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정부, 고환율 원인으로 '서학개미' 지목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자 외환당국은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를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주요 수급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국 주식을 사려는 국내 투자자의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미국 주식 순매수액도 월 수십억달러에 달하면서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투자를 둘러싼 정책 대응 필요성까지 거론됐다.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11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1500원을 넘는다면 이는 한미 금리차나 외국인 때문이 아니고 단지 내국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를 환율 상승 요인으로 공개적으로 지목한 것이다.
특히 이 총재는 젊은 층의 해외투자 확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젊은 분들이 해외 투자를 많이 해서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물어봤더니 '쿨해서'라고 답하더라"고 했다. 이어 "(환율 상승이) 외국인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면 변화가 어렵겠지만 우리(내국인)의 쏠림을 막아주면 빠르게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 美주식 순매수 7배 늘었는데…환율은 113원 하락
그러나 실제 미국 주식 투자와 환율 흐름을 비교하면 두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올해 3월 약 16억9150만달러를 기록했다. 4월에는 약 4억6893만달러, 5월에는 약 9억3977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후 6월 6억3296만달러 순매수로 전환한 데 이어 7월에는 46억4241만달러까지 불어났다. 한 달 새 7배 넘게 급증한 규모다.
반면 달러/원 환율은 7월을 기점으로 빠르게 하락했다. 하나은행이 집계한 달러/원 월평균 환율은 6월 1527.3원에서 7월 1497.43원, 8월 1406.3원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물론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가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 주식을 사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는 만큼 해외투자 확대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를 늘리고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 환율은 해외주식 투자라는 하나의 수급 변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달러 자체의 강·약세를 비롯해 외국인의 국내 증권자금 유출입과 수출입에 따른 외화 수급, 경상수지, 한미 금리 여건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올해 7~8월처럼 미국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은 해외주식 투자만으로 환율의 방향과 수준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 해외투자 잡겠다며 레버리지 도입…두 달 만에 보완책
당시 정부의 대응은 해외로 향하는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돌리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와 해외 ETF 사이의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미국과 홍콩 등에서는 투자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분산투자 요건 때문에 출시하지 못했던 상품을 허용해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을 높이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의 유인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금융위는 당시 제도 개선 목적으로 '자금유출 유인 경감'을 명시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최대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이 국내 시장에 등장했다. 기존에는 국내 ETF에 종목당 운용한도와 분산투자 요건 등이 적용돼 단일종목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상품을 만들기 어려웠다. 금융당국은 관련 규제를 손질해 국내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그러나 상품 출시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에 나섰다. 7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 상향 등을 담은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조치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7월 31일부터 시행했다.
당국은 반도체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을 추가로 키울 우려와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7월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출석해 제도 도입 취지와 사전 검토의 한계를 함께 언급했다. 그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상품을 출시할 때 향후적으로 어떻게 될지 꼼꼼하게 못 챙긴 측면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로 향하는 투자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하기 위해 필요했던 제도라고 설명하면서도 상품 출시 이후 나타날 영향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결국 해외로 향하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적절한 정책 수단이었는지를 둘러싼 의문은 남았다. 상품 출시 두 달 만에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에 나선 데다 경제부총리도 사전 검토가 충분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면서 제도 도입 당시 위험성을 충분히 살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시장 한 전문가는 "당시 해외주식 투자 확대가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있었던 만큼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도입할 때 긍정적 효과가 클 거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이 환율 안정에 유의미한 영향은 미치지 못했다.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데이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