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건설업계가 14일 CM AI 전환은 데이터와 인력이 먼저라 했다
- 업계는 전문가 판단을 축적하는 디지털 트윈이 필요하다고 했다
- CM은 감리와 구분해 성과·능력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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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공사비·공정관리 등 AI 적용 확대
"성과·역량 중심 시장 전환 필수"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도입 30년을 맞은 건설사업관리(CM)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보다 데이터와 현업 인력의 역량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CM이 시공 단계 감리에 치우친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사업자 평가와 전문인력 양성 역시 성과·능력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문서 자동화 넘어 전문가 판단까지…AI 확장 어디까지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CM협회는 전날 국회의원회관에서 'CM 30년, AI로 다시 쓰는 건설사업관리' 세미나를 열고 AI를 활용한 CM 업무 혁신과 국내 CM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안창범 서울대 교수는 건설사업관리의 AI 전환(AX)이 단순히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CM의 주요 의사결정은 여전히 숙련된 전문가의 경험과 전문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개인에게 축적된 경험과 판단 기준을 데이터와 AI를 통해 조직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건설업계에서 활용되는 AI는 안전관리나 감리 업무, 문서 작성 등 비교적 적용이 쉬운 영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짚었다. 향후에는 설계와 공사비, 공정 등 실제 프로젝트 성과에 직접 영향을 주는 업무로 AI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봤다. 설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설계 검토와 대안 생성, 공사비에서는 수량 산출과 미래 공사비 예측, 공정에서는 지연 가능성 예측과 대안 공정표 작성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안 교수는 "AI가 활용할 데이터 기반을 마련하고 프로젝트 성과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핵심 업무가 무엇인지를 찾아 해결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그 효과를 현장에서 검증해야 한다"며 "AI가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더라도 최종 판단에는 계약 관계와 이해관계자, 현장 제약 등 문서화되지 않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안으로는 전문가의 회의와 통화, 이메일, 검토 의견과 프로젝트 정보를 축적해 판단 기준까지 학습하는 '전문가 디지털 트윈'을 제시했다. 그는 "AX의 성패는 최신 기술을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CM이 축적해 온 전문성을 데이터와 AI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확장하고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건원엔지니어링 디지털혁신연구소장은 건원엔지니어링이 지난 3년간 직접 추진한 AI 전환 사례를 소개했다. 회사는 챗봇과 업무 시스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등을 개발한 한편 상용 AI도 활용하면서 3년간 약 5억4000만원을 투입했다. 현재 전 직원의 37%가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 소장이 강조한 것은 대규모 시스템보다 현업 직원이 직접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시민 개발자'다. 이를 통해 문서와 데이터를 찾거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친환경 건축 법규를 검토하는 등 실무자가 실제 필요로 하는 도구가 만들어졌다. 시민 개발자 교육을 받은 38명 가운데 실제 서비스를 만든 인원은 24%(9명)였다.
이 소장은 "AI가 스스로 건설사업관리를 바꾸는 게 아니라 AI를 만들어 온 사람이 바꾼다고 생각한다"며 "CM 회사에 필요한 것은 성능 좋은 AI 시스템보다 AI를 잘 활용하는 엔지니어"라고 강조했다.

◆ "CM은 감리+α 아냐"…성과·능력 중심 전환 필요
차희성 아주대 교수는 국내 CM시장이 여전히 시공 단계 감리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법상 건설사업관리는 기획과 타당성 조사, 설계, 조달·계약, 시공, 평가와 사후관리까지 사업 전 과정을 다루도록 규정돼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시공 단계의 감독·감리 업무 비중이 높다는 의견이다.
차 교수는 CM과 감리의 역할부터 명확히 나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감리가 설계도서와 기준에 맞게 시공되는지를 확인하는 역할이라면 CM은 기획·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사업 전체의 성과를 관리하는 역할이다.
그는 "CM은 프로젝트의 여러 요구 조건을 조율하면서 성공을 이끄는 역할이고 감리는 시공 단계에서 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하는 전문 영역"이라며 "한국은 시공에 과도한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것이 CM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시장 구조 역시 업체 규모와 실적, 자격 위주의 평가에서 실제 사업 성과와 핵심인력의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은 핵심인력과 프로젝트 성과, 품질·가치 등을 중심으로 업체를 평가한다. 반면 국내는 업체 자격과 실적 등 초기 단계 평가 요소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차 교수는 "CM과 감리를 구분하고 기술 중심의 변별력을 강화하며 CM 인력 양성체계를 도입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CM을 재정의하고 역량 관리 시스템과 성과 중심 평가체계, 지속적인 성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