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울진 왕돌초 해양과학기지가 6월 준공됐다
- 동해 첫 해양과학기지로 24시간 관측한다
- 수중카메라와 AI, 자동드론으로 생태계 변화를 본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수온·염분·기상 24시간 관측, 층별로 다양한 기능수행
수중카메라·AI로 어종판별, 플랑크톤·생태계 변화추적
자동드론·무인선까지 활용…동해 기후·해양환경 관측
[울진=뉴스핌] 김하영 기자 = 지난 28일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서 배를 타고 2시간을 달리자 왕돌초 해양과학기지가 멀리 눈에 들어왔다.
기다란 철골 구조물 위에 세워진 기지는 동해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서 있었다. 기지 주변으로는 거센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왕돌초 해양과학기지는 동해의 해상 환경을 24시간 살피는 '바다 관제탑'으로 지난 6월 준공됐다. 기지는 수중 카메라, 인공지능(AI), 자동드론 등을 활용해 동해의 해상 환경을 장기간 관측하는 거점으로 쓰인다.

◆ 동해 첫 해양과학기지…층별로 다양한 기능 수행 가능
기지는 울진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5km 떨어진 바다 위에 세워졌다. 이어도·가거초·소청초에 이은 우리나라 네 번째 해양과학기지이자 동해 들어선 첫 기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지난 6월 9일 기지 준공식을 마쳤다.
왕돌초는 바다 환경과 생태계 변화를 살피기 좋은 곳이다. 동해 최대 규모의 천연 수중 암반지대로, 따뜻한 동한난류가 북상하는 길목이기에 바다의 변화를 분석하기 안성맞춤이다.
또한 120종이 넘는 해양생물이 살고 있어 해양생태계의 동태도 면밀히 관측할 수 있다.
기지의 총 높이는 53m로 아파트 약 19층 높이에 달한다. 4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고 층당 면적은 570제곱미터(㎡)로 농구장 1개보다 조금 넓다.

구조물 설계수명은 50년이며 피로수명은 100년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오랫동안 버텨야 하는 만큼 거센 파도와 바람, 지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기지에는 연구원 4명이 최대 일주일간 머물 수 있도록 침실과 주방, 화장실 등 생활시설도 마련돼 있다.
기지는 층마다 다양한 기능을 하도록 구성됐다. 1층인 인터데크에는 선박 접안 공간과 수온·염분 등을 측정하는 수중 관측장비가 있다. 2층인 셀라데크에는 발전기실과 담수화시설, 실험실이 자리한다.
아울러 3층인 메인데크에는 관측제어실과 전기실, 생활공간이 있다. 가장 위층인 4층 루프데크에는 기상관측 장비와 위성안테나, 자동드론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 바닷물 직접 끌어올려 분석…수심 20m까지 수온·염분 측정
기지에 올라 1층 인터데크에서 가장 먼저 본 장비는 수온·염분 측정장비(CTD)였다. 장비를 바닷속으로 내렸다 다시 끌어올려 깊이에 따라 물의 온도와 염분이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왕돌초 해역의 수심은 약 23m다. 실제 관측 때는 장비를 수심 약 20m까지 내려보낸다. 한 지점의 수면부터 바닥 가까이까지 수온과 염분 변화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셈이다.

계단을 따라 2층인 셀라데크로 올라가자 디젤 발전기실과 담수화시설, 실험실이 나타났다. 전력은 기본적으로 태양광으로 만든다. 생산한 전기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해 사용하고, 전력이 부족하면 디젤 발전기를 가동한다.
실험실에서는 기지 바로 아래의 바닷물을 직접 끌어올려 관측한다. 바닷물은 여러 관측장비를 거쳐 수온과 염분뿐 아니라 여러가지 바다 상태를 보여주는 정보를 남긴다.
일부 바닷물은 따로 담아 연구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를 활용해 바다가 얼마나 산성화되고 있는지,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물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추가로 분석한다. 사용이 끝난 바닷물은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정진용 KIOST 해양데이터·인프라본부장은 "왕돌초 수심이 23m라 장비를 수심 20m 정도까지 내렸다가 끌어올리면서 수온과 염분 값을 측정한다"며 "기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닷물을 측정하는 것이기에, 바닷물을 직접 끌어올려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중카메라에 잡힌 물고기 AI가 구분…플랑크톤 변화도 추적
3층 메인데크로 올라가자 기지의 '두뇌'인 관측제어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서는 기지에 설치된 관측장비 상태와 수집된 자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파도 높이와 바람 등 날씨 변화도 실시간으로 집계된다.
바닷속에는 카메라 2대가 설치돼 있다. 이 카메라에 찍힌 물고기를 AI가 분석해 어떤 어종인지를 구분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가 쌓이면 기존 왕돌초에 살던 물고기와 최근 새롭게 나타나는 어종을 구분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바다가 따뜻해지고 있기에, 동해에서 잡히는 물고기가 어떻게 바뀌는지도 장기간 분석할 수 있는 셈이다.

바닷속에 떠다니는 플랑크톤도 관측한다. 실험실에서는 바닷물을 실시간으로 촬영한다. 연구진은 여기에 AI를 적용해 어떤 종류의 플랑크톤이 나타나는지를 자동으로 구분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바닷속 수심 5m, 10m, 15m, 20m마다 자율형 암초 모니터링 구조물(ARMS)도 설치돼 있다. 작은 인공 암초를 바다에 넣어두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생물이 붙어 사는지를 확인하는 장치다. 통상 1~3년 뒤 구조물을 꺼내 생물의 종류와 개체 수를 비교하면 해양생태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정 본부장은 "수중 카메라 2대를 통해 물고기가 어떤 종류인지 확인하고, AI를 활용해 어종을 판별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쌓이면 기존에 살던 어종과 새롭게 들어오는 어종을 구별하고, 새로운 물고기가 포착되면 실시간으로 알림을 주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동드론·무인선으로 관측범위 확대…동해 변화 장기간 살핀다
기지의 가장 높은 곳인 4층 루프 데크는 해수면에서 약 30m 높이에 있다. 이곳에는 기상 관측장비와 위성안테나, 태양광 패널과 자동드론 시스템 등이 설치돼 있다.
고정된 해양과학기지는 같은 장소의 변화를 계속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넓은 바다 전체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동드론과 무인선 등 스스로 움직이는 장비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다.
자동드론은 기지 주변을 날아다니며 더 넓은 범위를 살핀다. 무인선과 수중 글라이더 등도 기지와 연결돼 있다. 왕돌초 기지가 한 지점을 계속 관찰하고 이동형 장비가 주변 바다를 돌아다니면서 관측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이렇게 모은 자료는 동해의 장기 변화를 확인하는 데 쓰인다. 해수면과 수온, 바닷물의 산성화부터 물고기와 플랑크톤 등 생태계 변화까지 모두 분석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동해의 아열대화나 바닷속 해조류가 사라지는 갯녹음 현상 등을 추적하고, 어장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KIOST는 기지에서 생산되는 자료를 연구자와 국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한 지점에서만 관측하기 때문에 공간적으로도 관측할 필요가 있다"며 "사람이 일일이 드론을 조종할 수 없기 때문에 자동으로 움직이는 드론을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양과학기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알게 되는 곳"이라며 "기지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가지고 바다와 날씨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kdud93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