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조수행이 19일 창원서 FA 첫 시즌 각오를 밝혔다.
- 두산과 4년 16억원 계약 뒤 책임감이 커졌다고 했다.
- 올해 타율 0.315로 뛰며 ‘혜자 FA’ 활약을 잇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창원=뉴스핌] 남정훈 기자 =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고 나니까 책임감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두산의 만능 외야수 조수행에게 2026시즌은 선수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한 해다. 지난해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두산과 4년 16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올해는 그 계약 이후 처음 맞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때는 대주자와 대수비 요원으로 이름을 알렸던 선수가 이제는 타율 3할을 넘나드는 타격과 여전한 빠른 발, 그리고 베테랑다운 리더십까지 갖춘 선수로 성장했다. 팬들이 붙여준 '혜자 FA'라는 별명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조수행은 "원래 꿈만 꾸던 것이 FA였다"라며 "막상 계약을 하고 나니까 아무래도 책임감이 없을 수가 없더라. 더 책임감을 갖고 시즌을 치러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라고 말했다.
조수행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6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화려한 유망주가 아니었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는 인정받았지만 타격에서는 늘 물음표가 붙었다. 스타 선수들이 즐비했던 두산 외야에서 조수행은 선발보다 백업으로 뛰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경기 후반 대주자, 대수비, 가끔 찾아오는 선발 출전.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수행했다. 상무 전역 이후에도 팀 사정에 따라 선발과 백업을 오가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 성실함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조수행은 두산과 계약을 체결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FA 계약서에 사인했다. 오랫동안 한 팀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선수에게 구단이 보낸 신뢰의 의미이기도 했다.
그리고 첫 FA 시즌. 조수행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조수행은 20일 기준 71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315, 11타점, 15득점, 1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75를 기록하며 커리어 최고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빠른 발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고, 희생번트와 진루타, 결정적인 적시타까지 만들어내며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과거 '발만 빠른 선수'라는 이미지는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정작 본인은 이번 시즌 상승세에 대해 기술적인 변화보다 마음가짐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예전에는 '잘 쳐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아무래도 제가 타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부담이 컸다"라며 "'잘 쳐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그냥 편하게 공 보고 공 치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대신 공격적으로 하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오히려 결과가 더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조수행은 여전히 자신의 역할이 매일 달라진다. 어떤 날은 선발 중견수로 나가고, 어떤 날은 경기 후반 대주자로 투입된다. 또 어떤 날은 대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를 밟는다.

하지만 준비는 항상 같다. 그는 "꾸준히 선발로 나가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뒤에 나가는 상황을 먼저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서 나갈지 계속 준비한다. 선발로 나가는 날도 대부분 다른 선수들의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 때문에 기회가 오는 경우가 많아서 연습부터 최대한 실전처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백업으로 오래 살아남은 선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두산의 김원형 감독과 이진영 타격코치 역시 조수행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감독님은 오히려 편하게 해주시고, 코치님들이 정말 조언을 많이 해준다"라고 했다.
특히 이진영 타격코치의 밴드 훈련은 올 시즌 타격 상승의 숨은 비결이다. 그는 "코치님이 밴드를 이용한 훈련을 알려주셨는데 그걸 꾸준히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기회를 기다렸던 젊은 선수는 어느덧 프로 11년 차 32살의 베테랑이 돼 이제는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조수행은 특별한 기술보다 '버티는 힘'을 이야기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포기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라며 "야구는 잘하는 날보다 못하는 날이 더 많다. 못했다고 계속 담아두면 시즌이 금방 끝난다. 끝까지 내려놓지 않고 버티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온다"라고 뼈있는 말을 건넸다.
빠른 발을 자랑하는 조수행은 30대가 된 뒤에 몸 관리도 달라졌다. 그는 "스트레칭은 대학 때부터 항상 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예전처럼 훈련을 많이 하면 금방 지친다"라며 "수비코치님이나 외야코치님께서 훈련량을 잘 조절해주셔서 오히려 체력 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FA 계약으로 조수행은 2016년부터 두산에서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원클럽맨'의 길을 걷게 됐다. 그 역시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FA를 하고도 두산에 남았던 선배들이 정말 멋있어 보였다. 나도 언젠가는 저런 날이 올까 생각했는데 막상 저에게 그런 순간이 오니까 이제는 어린 선수들이 저를 보고 본보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한 뒤 "그러려면 제가 야구를 더 잘해야죠"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두산은 현재 4위 KIA를 추격하며 순위 경쟁 속에서 가을야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조수행은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국 승리가 모든 것을 바꾼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국 순위를 올리려면 이겨야 한다. 선수 모두가 결과를 만들어야 3위든 4위든 5위든 원하는 위치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후반기 목표와 시즌이 끝난 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묻자 조수행은 팬들의 한마디를 떠올렸다. 그는 "'혜자 FA'라는 말을 팬분들이 많이 해주시는데 그 말을 시즌 끝까지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고 목에 힘을 주어 말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