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6개월 동안 정말 빠듯하게 찍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배우 하윤경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에서 고복희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약 6개월 동안 이어진 촬영을 마친 그는 "16부작 드라마를 오랜만에 찍었는데 완성된 작품을 보니 볼 게 많아서 행복했다"며 "힘들기도 했지만 6개월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윤경이 연기한 고복희는 까칠하면서도 애잔한 면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그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술술 읽힐 정도로 재미있었다"며 "복희가 어렵지만 동시에 굉장히 흥미로운 캐릭터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설정을 추가했다. 하윤경은 "글로만 보면 사랑스러운 느낌이 강하지 않았는데, 미운데 밉지 않은 캐릭터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새침한데 사랑스러운 면을 더하고, 외형이나 손짓 같은 시그니처를 만들어 눈길이 가는 인물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의 성격을 만드는 데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얻은 힌트도 있었다. 하윤경은 "까칠하고 말도 거칠게 하지만 정이 많은 언니들이 주변에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복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자신과 닮은 부분도 있었다. 하윤경은 "저도 사람을 좁고 깊게 사귀는 편이고 처음에는 벽이 있는 스타일"이라며 "그 벽이 허물어지면 마음을 다 주는 편인데, 그런 점이 복희와 닮아 있다"고 밝혔다.
하윤경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 '공감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싸이코패스나 귀신 같은 특별한 캐릭터가 아니라면 인물이 납득 가능해야 한다"며 "그 인물을 이해하고 채워나가는 과정이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복희의 독특한 걸음걸이 역시 하윤경이 만든 설정이다. 그는 "감독님이 어느 날 저를 따로 불러서 그 걸음걸이가 원래 제 걸음인지 만든 건지 물어보셨다"며 "괜히 과하게 했나 싶었는데 감독님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풀샷으로 찍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가 만든 아이디어를 작품에서 살려주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극 중 함께 호흡을 맞춘 박신혜와의 작업에 대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맞았다"고 했다. 하윤경은 "대사를 틀리지 않는 이상 한 테이크에 오케이가 나는 경우가 많았고 리허설 없이도 좋은 장면이 나왔다"며 "현장이 늘 편안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또 극 중 함께 등장하는 기숙사 301호 친구들과의 호흡도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넷이 정말 자매처럼 웃고 울면서 촬영했다"며 "이렇게 좋은 팀을 만나는 것도 배우에게는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극 중에서는 '왕언니' 같은 역할을 맡았다. 하윤경은 "실제로도 비슷하게 행동했다"며 "초반에 함께 출연한 노라 역의 최지수 배우가 저를 조금 무서워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몰입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연기할 때는 '기죽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복희는 가벼운 코미디부터 깊은 감정 연기까지 오가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하윤경은 "복희는 한없이 가벼워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무거운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 간극이 넓을수록 캐릭터가 더 애잔하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대적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하윤경은 "딕션을 조금 더 또렷하게 살리려고 했고 스카프나 롱스커트 등 의상에서도 포인트를 줬다"며 "완전히 옛날처럼 보이기보다 그 시대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느껴졌으면 했다"고 말했다.
시청자 반응 역시 힘이 됐다. 하윤경은 "모든 반응을 다 찾아보지는 않지만 팬들이 많이 알려준다"며 "복희를 사랑해준다는 말을 들을 때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의 대표 수식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하윤경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극 중 따뜻하고 다정한 성격의 최수연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후 이 수식어는 하윤경을 상징하는 별명처럼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하윤경은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도 기억해주신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좋은 뜻의 꼬리표라고 생각한다"며 "그걸 깨나가는 재미도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혹시 다른 내 모습에 실망하시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건 자의식 과잉인 것 같다"며 "이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만 배우로서 가장 듣고 싶은 수식어로는 '연기파 배우'를 꼽았다. 하윤경은 "다양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그런 의미에서 '연기파 배우'라는 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팬들에 대한 애정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저를 선택해 시간을 써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항상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팬분들이 작품 반응도 많이 전해주고 응원도 보내주는데, 그럴 때마다 큰 힘이 된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특히 장르물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하윤경은 "지금까지는 비교적 현실적인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앞으로는 악역이나 공포, 스릴러 같은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