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대책은 심리 안정 효과…임대·분양 균형 및 정비사업 활성화 관건"
"서울 중하위 입지서 가격 상승 가능성...지역간 가격차 줄어들 것"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올해 부동산시장을 좌우할 변수는 세금이 될 것입니다. 향후 보유세를 누구에게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이 아직 명확히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시장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함에 따라 당분간 매물량의 변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만난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이같이 말했다. 남 연구원은 우리은행에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컨설팅, 기업 세미나, 언론 활동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2014년 은행원으로 입사해 지점 생활을 거쳤다. 2021년부터 부동산 컨설팅팀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남 연구원이 올해 부동산시장의 키워드로 꼽은 것은 '세금'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다.

◆ "양도세 중과, 지역별로 효과 다를 것...거래세 완화 시 공급 효과 확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다. 이에 대해 남 연구원은 "기한이 명확한 만큼 5월까지는 매물 출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지역별로는 시장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강남권은 그동안 가격 누적 변동률이 컸고 향후 보유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매물 출회가 지속될 것"이라며 "반면 외곽 지역은 그동안 가격 누적 변동률이 적었고 최근 실수요 유입이 꾸준하기 때문에 매물이 나와도 시장이 꾸준히 이를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곽 지역에서는 매물량과 가격 조정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추가적인 세제 개편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존 보유세를 강화하는 수요 억제 정책이 마련될 수 있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에 따라 갭투자 형태로 1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이들, 향후에 거주하지 않고 세를 주고 다시 1주택자 똘똘 한 채를 보유하고자 하는 이들의 매수 심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경우 매년 고정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 매수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거래세와 보유세가 같이 강화되는 경우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일정 수준 완화한다면 시장에 매물이 조금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고 해도 대출 제한으로 수요자가 매수할 수 없다면 공급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며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실수요자에 한해 대출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 연구원은 세금 외에도 현재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매수 판단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고환율이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 되고 수입 물가가 올라가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지속됨에 따라 (한국은행이) 금리를 하락하는 속도나 폭이 제한적"이라며 "향후 대출 금리가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고 매수 심리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산 처분 소득 등 유동성이 시장에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부 수요는 유지될 것"이라고 부언했다.
◆ "1·29 대책, 적절한 임대·분양 비율 및 정비사업 정책 병행 필요"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공급 대비 수요 쏠림 현상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달 29일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남 연구원은 이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각 사업의) 착공 기한을 제시했기 때문에 1~2인 가구나 신혼부부의 불안을 어느 정도 다독이는 심리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실수요자가 가장 선호하는 역세권, 용산 핵심 입지라는 점에서 공급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택 공급 방안에 임대·분양 비율이 공개되지 않은 것에 대해, 공급 시 임대와 분양의 균형을 잘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 연구원은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치우치게 될 경우 인기 지역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대 위주의 공급이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분양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분양 수요가 과도하게 몰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공공주도의 공급과 함께 서울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연구원은 "공공이 마중물의 역할을 하고 민간이 정비사업을 주도하며 공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세분화된 정비사업을 통합심의할 수 있도록 법안 개정에 힘쓰고 공사비, 고분양가 이슈, 조합 금융 비용 조달의 어려움 등 실무적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행정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키 맞추기 현상 예상...가용 금액·청약 당첨 가능성 고려해 매수 선택해야"
남 연구원은 올해도 '똘똘한 한 채(고가·우량 아파트 1채만을 보유하는 것)'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다만 '똘똘한 한 채' 현상의 결과가 지역간 양극화가 아닌 '키 맞추기(지역간 가격차가 줄어드는 것)'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양극화 현상을 만들었지만 올해는 그동안 가격 상승이 더디었던 지역의 가격이 상승하고 수요자들이 확산, 이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실수요자 유입이 꾸준한 지역에서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누그러질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무주택 실수요자가 사용할 전략에 대해 "특별공급, 공공분양 등 당첨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고려해 봐야 한다"며 "확률이 낮다고 생각되면 구매력이 되는 범위 안에서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의 역세권, 정비사업이 가능한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월세 임차인이 활용 가능한 전략에 대해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전월세 시장 변동성이 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나와 있는 가장 낮은 가격의 전세 매물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3기 신도시 청약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가용 금액 범위 내 분양가인지 따져보고 우량 입지, 개발호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수를 결정해야 한다"며 "만약 분양가가 범위를 넘어선다면 3기 신도시보다는 서울 역세권이나 경기도 주요 도시를 매수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 연구원은 3기 신도시 중 눈에 띄는 지역으로 '하남교산'을 지목하면서 "송파구 방이, 오금 쪽 배후수요 역할을 하고 사실상 서울에 준하는 입지"라며 "3호선 연장이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 연구원은 "내 집 마련에 대해 조바심을 갖고 있거나 포모 증후군(뒤처질까 봐 불안을 느끼는 상태)을 겪는 이들이 있더라도, 무리해서 매수하는 것은 꼭 지양했으면 좋겠다"며 "시장, 지역, 부동산에 대한 공부를 충분히 하고 매수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