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씬 오래 일한 선배님들이 많은데 '11년차의 소회'라고 말하는 것이 조금 민망하기도 하지만, 2016년에 변호사가 된 후 얼추 10년이 지나고 나니 새삼 변한 것들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강산이 변한' 정도는 아니지만, 신입일 때와 비교하여 달라진 것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1, 2년차 때만 하여도 사무실 책장이 종이 기록으로 가득했고, 종이 기록을 넘겨 가며 보는 경우가 반, 스캔한 기록을 PC로 보는 경우가 반 정도였다면 지금은 문서를 출력하여 보는 경우가 드물다. 형사 사건 재판을 갈 때에는 무거운 기록을 가지고 종종 걸음으로 선배 변호사님들을 따라다니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하나만을 가져가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형사 사건 기록은 아직까지 법원을 방문하여 열람 등사한 후 회사에서 스캔을 해야 하지만, 이제 형사 사건에도 전자소송이 도입되고 있으므로 더욱 편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입사 후 2~3년 동안은 회사에서 매년 법전을 공동구매하기도 하였는데, 이제는 모두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조문을 확인하므로 그러한 관행도 없어졌다.
최근 몇 년 새 두드러지는 것은 아무래도 인공지능(AI)의 사용이다. AI가 변호사를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은 각자 다르고, 복잡한 분쟁을 다루는 변호사로서 서면 작성에 있어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업무 효율이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회의록 작성, 번역, 리서치 등 업무에서는 시간이 많이 절감된 것을 체감한다.
과도기라 그럴 수 있겠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는데, 소송시 상대방이(특히 대리인 없이 본인 소송을 하는 경우) AI로 서면을 작성해서 내는 경우가 왕왕 있고, 이 경우 서면에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법 조문이 그럴듯하게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변호사 업계의 변화는 아니지만, 2026년 현재 변호사는(특히 송무 변호사의 경우) '칼 정장'을 고수하는 거의 마지막 직업군이 아닌가 싶다. 변호사 업무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정장을 구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이전에 자주 옷을 구입했던 브랜드나 매장에서도 재판에 입고 가기 적당한 옷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껴진다. 원래 정장을 좋아해서 단정하게 옷을 갖추어 입고 출근하는 것을 좋아했었지만 나이가 드니(?) 요즘은 편한 옷을 입고 출근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드는 것도 10년전과의 차이점이다.
어쨌든 신입 변호사 시절에는 10~11년차 선배 변호사님들을 보면 나는 언제가 되어야 저렇게 능숙하고 프로페셔널한 전문가가 될 수 있을지, 하며 그분들을 동경하였는데, 정작 11년차가 된 지금에도 여전히 많은 사건이 어렵고, 전전긍긍하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래서 1년차 때는 10년차 선배님께 "언제쯤에는 일이 덜 어려울까요"라고 물었다면 지금은 이제 20년차 선배님께 "20년 정도 하면 그래도 좀 어떤 경지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인가요"라고 틈만 나면 묻고 다니는 변호사가 된 것이다. 앞으로 또 10년 사이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매년 조금씩은 이전보다 한발짝 발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좋겠다.
강민화 화우 변호사
• 2016-현재 법무법인(유한) 화우
• 2016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
• 2016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2013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제학과
• 2008 뉴질랜드 Papanui High Schoo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