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소 1835건, 수사불개시 488건, 공람종결 4023건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선별 입건' 제도를 폐지하고 사건사무규칙을 손질했지만, 실제 재판으로 이어진 사건은 여전히 극소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공수처 사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22년 3월부터 2025년 말까지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은 총 8809건으로, 이 가운데 고소·고발·진정이 7859건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공소제기는 6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한 사건은 8건에 불과해 접수 사건 대비 기소 비율은 0.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같은 기간 불기소 처분은 1835건, 수사불개시는 488건, 공람종결은 4023건으로 집계됐다. 공수처가 직접 처리하지 않고 검찰·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긴 고소·진정 사건 등 이첩 건수는 1386건에 달했다. 사실상 상당수 사건이 공람종결·불기소·이첩 등 서류상 처리로 정리된 셈이다.

공수처는 2022년 3월 14일 사건사무규칙을 개정해 접수 사건 중 일부만 정식 수사사건으로 입건하던 이른바 '선별 입건' 제도를 폐지하고 고위공직자 관련 사건을 사실상 전부 입건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고소·고발이 들어왔다고 해서 곧바로 피의자 신분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 검토를 통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건만 추려 수사에 착수하는 구조였다.
규칙 개정 전인 2021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4개월 동안에는 3025건을 접수하고도 고위공직자 사건을 24건만 입건해 수사 소극 논란이 제기됐었다.
규칙 개정 이후 접수·입건 건수는 크게 늘었지만 공소제기 실적은 여전히 수십 건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수사 성과 부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공수처는 대통령·국회의원·장·차관 등 대부분의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수사권만 갖고 기소권은 없다. 이들에 대해선 수사 후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할 수 있을 뿐 실제 기소 여부 결정과 재판(공소 유지)은 검찰의 몫이다.
반면 대법원장·대법관을 포함한 판사,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고 공판까지 수행할 수 있다. 대통령의 경우 헌법상 불소추 특권에 따라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을 수 없다.
수도권 소재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수사기관의 성과는 기소라는 결과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입건이 대폭 늘었는데도 공소제기로 이어진 사건이 극히 제한적이라면, 그 과정에서 수사 대상자들이 불필요하게 형사 절차에 노출됐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