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유소년 축구에서 헤더를 사실상 퇴출한다. 초등학생 연령대 경기와 훈련에서는 헤더가 전면 금지되고 성인 선수 역시 헤더 횟수가 엄격히 제한된다.
AP 통신은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연령별 헤더 횟수를 제한하는 '뇌 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곧 발표한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이드라인의 골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 만성외상성뇌병증(CTE) 회의에서 PFA 뇌 건강 책임자인 애덤 화이트 박사가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2세 미만 선수는 경기와 훈련에서 헤더가 전면 금지된다. 프로 선수는 훈련과 경기를 포함해 주당 헤더 횟수가 10회 이하로 제한된다. 성장기 어린이의 뇌 발달 단계에서 반복적인 헤더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반영됐다.
잉글랜드 축구계가 헤더의 위험성에 주목한 배경에는 은퇴 선수들의 뇌 질환 문제가 있다. 고든 맥퀸과 데이비드 왓슨 등 왕년의 대표 선수들이 치매와 CTE로 고통받았고 일부는 사망에 이르렀다. 반복적인 두부 충격이 은퇴 후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축적됐다.
2017년 연구에서는 미국프로풋볼(NFL) 은퇴 선수들이 기증한 뇌 111개 가운데 110개에서 CTE가 발견됐다. NFL은 뇌진탕 의심 상황 이후 경기 복귀를 제한하는 지침을 시행 중이다. 축구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K리그를 포함한 여러 리그에서 뇌진탕 선수 교체 제도를 도입했다.

PFA의 이번 가이드라인은 뇌진탕처럼 강한 충격뿐 아니라, 경기와 훈련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미한 뇌 충격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점에서 범위가 확대됐다. 은퇴 선수 대상 연례 교육, CTE 의심 증상을 보이는 선수에 대한 의료 지원 체계 구축도 포함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이미 유소년 경기에서 '의도적인 헤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경기에서는 헤딩을 반칙으로 처리하되 카드 징계는 적용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유소년 축구에서 공중볼보다 패스와 드리블 중심의 경기 운영이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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