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7세트서 스스로 파울 인정…"부당하게 이득 보고 싶지 않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베트남 특급'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이 프로당구(PBA) 무대 데뷔 4년 만에 마침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응우옌은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9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웰컴저축은행)를 세트 스코어 4-3(11-15 8-15 15-3 15-9 4-15 15-2 11-4)으로 꺾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응우옌은 마민껌(NH농협카드)에 이어 베트남 국적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PBA 투어 챔피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꾸준히 잠재력을 보여왔던 그는 데뷔 이후 4시즌 만에 첫 우승을 달성하며 커리어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우승 상금 1억원을 거머쥔 응우옌은 누적 상금을 1억9850만원으로 끌어올리며 상금 랭킹도 종전 34위에서 단숨에 6위까지 도약했다. 동시에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 출전권도 확보하며 남은 시즌을 바라보는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반면 산체스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3개 투어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했던 그는 결승 문턱에서 응우옌에게 발목을 잡히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이번 시즌에만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한 산체스는 여전히 시즌 랭킹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최강자의 면모를 유지했다.
산체스는 결승에 오르기까지 128강부터 4강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오며 압도적인 기세를 과시했다. 결승에서도 그 흐름은 초반까지 이어졌다. 1세트 11-11 동점 상황에서 6이닝째 4점을 몰아치며 기선을 제압했고, 2세트에서는 하이런 9점을 앞세워 15-8로 승리하며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서는 듯 보였다.
그러나 3세트부터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응우옌은 3세트를 15-3으로 가져가며 산체스의 무실세트 기록을 깨뜨렸고, 이어진 4세트에서도 7-8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5-9로 승리, 세트 스코어를 2-2 동점으로 만들었다.

5세트를 다시 내주며 또 한 번 위기에 몰린 응우옌은 6세트에서 폭발했다. 단 2이닝 만에 15-2로 경기를 끝내며 승부를 최종 7세트로 끌고 갔다. 기세를 탄 응우옌은 마지막 세트 3이닝째 하이런 8점을 터뜨리는 등 산체스를 압도했고, 결국 11-4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비록 패했지만 산체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스포츠맨십을 잃지 않았다. 7세트 선공에서 초반 4점을 올린 그는 5점째 득점도 성공한 듯 보였으나, 심판의 지적이 없었음에도 큐가 공에 미세하게 먼저 닿았다고 스스로 인정하며 파울을 선언했다. 결국 비디오 판독 끝에 그 모습이 확인되면서 공격 찬스가 응우옌에게 넘어갔다.
산체스는 경기 후 "공을 치는 선수가 아니면 알아채기 힘든 장면이었다"라며 "큐가 공에 닿았다는 걸 느꼈고, 이를 말하지 않으면 잠들기 전까지 계속 생각날 것 같았다. 파울로 이득을 보고 싶지 않았다"라고 설명해 박수를 받았다.
우승을 확정한 응우옌은 "챔피언에 오르는 순간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만큼 벅찼다"라며 "2년 전 결승에서 우승을 놓친 뒤 많은 고민을 했고, 그만큼 더 노력했다. 우승에는 운도 따르지만, 그만큼의 준비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 한 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휴온스)이 차지했다. 시즌 9개 정규 투어를 모두 마무리한 PBA는 다음 달 6일부터 제주에서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을 열고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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