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불거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파견 논란을 두고 우려를 드러냈다. 대회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서 올림픽과 무관한 이슈들이 관심을 잠식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코번트리 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다가오는 올림픽의 관심을 빼앗는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ICE 파견 논란에 대해서는 처음엔 "IOC는 해당 사안에 대해 논평할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는 대회 직전에는 항상 뭔가가 주목받았다. 지카 바이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같은 사례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개회식이 열리고 선수들이 경기를 시작하면 전 세계는 올림픽이 지닌 마법과 정신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밀라노 현지의 분위기는 IOC의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밀라노 도심 '4·25' 광장에는 'No ICE' 팻말을 든 500여 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오륜기를 다섯 개의 수갑으로 형상화한 그림도 등장했다. 동계 올림픽을 상징하는 '얼음' 대신, 미국 이민단속기관 ICE를 거부한다는 메시지가 광장을 채웠다.
시위는 미국 정부가 자국 선수단과 함께 ICE 요원을 올림픽 현장에 파견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미국 측은 ICE 요원들이 거리 단속에 나서지 않고 선수단과 J.D. 밴스 부통령 등 주요 인사의 경호, 정보 지원 역할만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상징을 올림픽 현장에 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ICE는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선봉"이라는 구호가 이어졌고 광장에는 미국 포크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가 장송곡처럼 울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ICE가) 올림픽 안보를 지키러 온다는데, 밀라노에는 이미 경찰과 경호 인력이 충분하다"며 "이민자 단속 기관이 올림픽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얼음은 오직 칵테일에만'이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었다.
반대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통제로 발길을 돌린 시민과 관광객 일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불필요한 소음"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미국인 관광객 가운데서는 "미국 정부 기관이 자기 역할을 하려는 것뿐인데, 왜 이탈리아에서 정치 문제로 번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은 7일 오전 4시(한국시간) 개막한다. 개회식 이후에도 'No ICE'의 외침이 계속될지, 아니면 얼음과 설원 위의 경쟁이 모든 시선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