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韓 'AA-'유지…올해 경제성장률 2.0% 예상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한 성장 회복과 견조한 대외건전성,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등급을 지탱한 요인으로 꼽혔다.
피치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0%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미국과의 통상 리스크와 재정 부담 확대 가능성은 중장기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피치는 30일 발표한 국가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첫 국제 신용평가사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발표다.

피치는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1.0%에서 올해 2.0%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한 민간 소비 흐름과 함께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순수출이 기조적인 성장 동력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상호 관세를 포함한 미국과의 통상 이슈는 여전히 성장의 하방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잠재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반영해 추정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정부가 AI와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성장 둔화 압력을 완화하려는 정책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치·제도 측면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탄핵 등으로 이어졌던 정치적 불확실성 국면이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국회 다수 의석을 확보한 상황을 감안할 때 정책 추진 동력도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재정 여건에 대해서는 올해 예산이 AI·연구개발(R&D)과 첨단 산업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작년 본예산 대비 8.1% 증가하겠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확보로 재정수지 적자는 작년 GDP 대비 -2.3%에서 올해 -2.0%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재정 투자 확대가 잠재 성장률 제고로 이어지지 못한 채 정부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 경우, 향후 국가신용등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외건전성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한국이 GDP 대비 23.3% 수준의 순대외채권국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동일한 국가신용등급을 받은 국가들의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는 거주자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 유출로 원화가 약세 압력을 받았지만, 오는 2026~2027년에는 원화가 다소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책 당국이 중기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비핵화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나 북러, 북·중 관계 강화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긴장이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번 피치의 등급 유지 결정이 한국 경제의 대외 신뢰를 재확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구윤철 부총리가 피치 연례협의단과 면담을 갖고 한국 경제의 강점을 설명하는 등 관계 부처가 체계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앞으로도 국제 신용평가사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가 신인도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