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의무 소각이 정해진 것, 절대 수정 불가 원칙
"상법개정안 법제화 시기는 최대한 빨리 처리, 설득 중"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자사주를 자산이라고 보는 건 봉이 김선달식 주장입니다. 자사주는 자본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3차 상법개정안과 관련해 자사주의 법적 성격을 분명히 규정해야 한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자사주를 자산이 아닌 자본 거래로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오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뉴스핌TV 인터뷰에서 "자본 거래와 자산 거래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자사주를 자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동강 물을 퍼다 나르면 부자가 된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직격했다. 자사주 의무 소각을 반대하는 산업계 일각에서는 자사주는 회사의 자산이므로, EB(교환사채) 발행이나 임직원 상여금 및 장기 보유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오 의원은 자사주는 자본에서 차감되는 항목이므로 주주들의 동의 없이 회사가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미발행 주식 무한 발행하면 돈 된다는 건가"
오 의원은 자사주를 회계·지배구조 관점에서는 "주주에게 나가 있지 않은 주식(미발행에 준하는 효과)"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발행주식수에서 빼는 미발행 주식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회사의 가치는 전체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주식 수에 따라 나뉘는 것인데, 미발행 주식(자사주)을 무한히 발행하면 시장에서 다 받아준다는 논리가 성립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미발행 주식은 발행 주식 총수에서 제외돼야 하고, 이에 맞춰 공시 제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회사는 자사주에 대해 의결권도 없고 배당을 받을 권리도 없다"며 "이런 주식을 자산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 안에선 휴지…밖으로 나가면 신주와 같다"
자사주의 본질에 대해서는 보다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 그는 "자사주는 회사의 재산으로 취득한 것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휴지와 같은 존재"라며 "그러나 회사 밖으로 나가는 순간 신주 발행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신주 발행과 동일하게 모든 주주에게 비례적 이익이 보장돼야 하는데, 그동안은 그렇지 않았다"며 "편법으로 자사주를 특정인이나 특수관계인에게 넘기고 이를 경영권 방어라고 포장해 왔고, 그 결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지적했다.
"자사주 소각 원칙, 경영권 침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3차 상법개정안은 자사주 취득 시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되, 소각하지 않을 경우 보유·처분 방식에 대해 주주총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 위원장은 이에 대해 "주주총회의 동의를 받는다면 몇 년을 보유할 수도 있고, 처분 방식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며 "경영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아니라 주주 입장에서 당연한 원칙을 법으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법 위에 편법…세법도 함께 고쳐야"
그는 자사주를 자산 거래처럼 취급해 과세하는 현행 세법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자본 거래임에도 자산 거래인 것처럼 세금을 매기는 편법이 존재한다"며 "이번에 상법뿐 아니라 세법도 함께 고치려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편법이 편법을 부르면 시장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구조가 누적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고착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담보 EB, 이사회 책임 문제 될 수 있다"
오 위원장은 자사주를 담보로 한 영구 교환사채(EB) 발행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이사회 충실 의무는 이미 발효된 상태"라며 "그 이후 자사주를 담보로 EB를 발행했다면 누구에게, 어떤 가격으로 넘겼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침해했다면 이사회 이사들이 민사상 책임을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자칫하면 개인 재산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사주나 중복 상장 이야기를 할 때 버블 이야기를 하지 않나. 주식 수가 중복 계산된다는 것"이라며 "자사주를 발행 주식 총수에 포함하면, 사실상 한 주 당 가격이 억눌리게 된다. 바로 중복 계산 때문으로 외국에서도 많이 비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차 상법개정, 조속히 처리할 것"
3차 상법개정안의 법제화 시점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오 위원장은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며 "미룰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국회 내부 사정이 있었지만, 이 사안만큼은 계속 설득해서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편, 상속·증여세 산정 기준을 상장사 주가가 아닌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완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주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M&A 시장이 활성화돼 주가가 정상적으로 평가된다면 굳이 도입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제도 도입이 논의될 정도의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