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최근 실각한 군 통수권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에 이은 중국 군부 2인자인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미국에 중국의 핵무기 관련 핵심 정보를 유출하고, 군 인사와 무기 조달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24일 장 부주석이 "당 기율과 국가 법률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조사 착수 사실을 공식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위 장성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고위급 브리핑에서 장 부주석의 구체적인 혐의가 공유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브리핑은 국방부의 공식 발표 직전에 열렸다.

브리핑에 참석한 인사들에 따르면, 장 부주석은 ▲정치적 파벌 형성 ▲중앙군사위원회 내 권한 남용 ▲군수·무기 조달 시스템을 통한 인사 매관매직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가장 충격적인 혐의로는 장 부주석이 중국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핵심 기술 정보를 미국에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식통들은 이 사안이 중국 핵 안보 체계 전반에 대한 중대한 보안 침해로 간주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보 유출의 구체적인 방식이나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혐의의 일부 단서는 중국의 민·군 핵 프로그램을 총괄해온 국영기업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전 총경리 구쥔(顧軍)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주 구 전 총경리에 대해서도 중대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국은 구 전 총경리 수사를 통해 핵 분야 내부 보안 침해 정황을 포착했고, 이 과정에서 장 부주석이 연루됐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브리핑에서는 장 부주석이 전 국방부장 리상푸(李尚福)의 승진에도 개입해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리 전 부장은 2023년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뒤 해임됐으며, 이듬해 공산당에서 제명됐다.
시 주석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장 부주석이 과거 사령관으로 재직했던 선양군구(2007~2012년)에 대해서도 전면 재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은 이미 선양에 도착해 군 시설이 아닌 민간 호텔에 머물며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류전리(劉振立) 중앙군사위원 겸 연함참모부 참모장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장·류 계보로 분류되는 장성들의 휴대전화가 대거 압수됐다는 전언도 나왔다.
주미 중국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서면 답변에서 "이번 조사는 부패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확고한 입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장 부주석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랜 군부 동맹으로 평가돼 왔다. 두 사람은 모두 혁명 원로 자제인 이른바 '태자당' 출신으로, 장 부주석의 부친은 시 주석의 부친과 함께 국공내전 당시 공산군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를 시진핑 집권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군부 숙청으로 평가한다. 마오쩌둥 시대 이후 중국 군 수뇌부가 이 정도로 광범위하게 흔들린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군 통제력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자신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조치라고 분석하는 한편, 최고 지휘부의 급격한 공백이 단기적으로는 인민해방군의 작전 수행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안보연구 프로그램의 테일러 프레이블 소장은 "대규모 현대 군대를 지휘할 핵심 인력이 비어 있는 상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단기·중기적으로 군의 준비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