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트 입을 땐 '훈민정음 넥타이'
순방길 채운 '톤인톤' 한복 커플룩
[싱가포르·자카르타=뉴스핌] 신정인 기자 = 지난 18일 출국해 5박 7일의 싱가포르·인도네시아 순방 일정을 마친 우원식 국회의장의 짐가방 속에는 유독 눈에 띄는 '전투복'이 하나 있습니다. 빳빳한 수트가 아닌, 정겨운 색감의 보라색 생활한복입니다.

◆국경 넘나든 우 의장의 '보라색 생활한복'
지난 19일 저녁 싱가포르에서 당일 공식 일정을 마친 우 의장은 정장 대신 보라색 생활한복을 입고 나타나 순방단과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요기했습니다.
보라색 생활한복은 국경을 넘어 인도네시아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숙소 조식 현장에서도 우 의장은 어김없이 이 보랏빛 옷차림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전 9시쯤 산책을 마치고 조찬장에서 기자를 만난 우 의장은 '몇 벌이나 챙겨왔느냐'는 질문에 "한 벌이야. 어제 입은 게 이거야"라며 털털한 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수트 입을 땐 '훈민정음 넥타이'…공식 석상서도 빛난 K-디테일
우 의장의 우리 문화 사랑은 비단 비공식 일정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격식을 갖춰야 하는 공식 외교 현장에서 우 의장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수트 차림을 선보였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훈민정음 넥타이'가 있었습니다.
총리나 의장처럼 해외 정상급 인사들을 접견할 때마다 우 의장이 맨 넥타이에는 한글 자모가 빼곡히 적혀 있어,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정장 차림에 한국적인 정체성을 더했습니다.
비공식 일정엔 '한복'으로, 공식 일정엔 '한글 넥타이'로 이어지는 우 의장만의 이른바 '풀코스 한류 외교'가 완성된 셈입니다.

◆"핑크와 보라의 조화"…순방길 채운 '한복 커플룩'
우 의장 내외의 남다른 '커플 패션'도 시선을 모았습니다. 호텔 조찬장에서 우 의장이 보라색을 선택하면, 부인 신경혜 여사는 화사한 분홍색 생활한복을 입으며 세련된 '톤인톤'(Tone in Tone, 색상은 다르게 하되, 비슷한 채도를 가진 옷들을 활용하여 코디하는 것) 코디를 선보였습니다.
신 여사의 한복 행보는 공식 석상에서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싱가포르 국회의장 내외와의 만남에서는 은은한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꽃무늬가 수묵화처럼 흩날리는 디자인의 한복으로 현지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지난 21일 인도네시아 대사관저 만찬과 22일 동포 만찬에서는 청량한 하늘색 생활한복을 입어 'K-의류'의 멋을 연출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정기국회 개원식도 한복 입어
지난해 9월 정기국회 개원식에서도 푸른 두루마기를 입을 정도로 소문난 한복 마니아인 우 의장. 대한민국 국회의 수장이 해외 현지에서 우리 옷과 한글을 입고 자연스럽게 활동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친근하면서도 강렬한 '문화 외교'의 한 장면이 됐습니다.
"가장 편한 옷이 우리 옷"이라 말하는 우 의장의 한복 사랑과 디테일한 한글 넥타이는 이번 순방의 긴장감을 부드럽게 완화시키는 '소프트 파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입니다.
allpas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