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검사 3명·공인전문수사관 2명…경찰·노동청·국과수 등과도 협력"
[울산=뉴스핌] 김영은 기자 = "중대재해 사건은 기본적으로 공정(기술분야)의 전문성과 법리의 복잡성으로 말미암아 수사 초기부터 최종 처분에 이르기까지 사건 전체의 흐름을 관통하는 법리적 검토가 매 순간 수사방향 정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의 주도 하에 유관기관 간 수사협의회를 수시로 가동해 수사경과와 내용을 공유하고 향후 수사방향을 지속적으로 조율함으로써 불필요한 혼선을 방지함과 동시에 신속하고도 일치된 수사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해 수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홍희영 울산지방검찰청 형사5부(공공·부패범죄전담부) 부장검사는 지난 12월 2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중대재해 사건 처리에서 요구되는 전문성을 이렇게 정리했다.
[無檢시대 전문수사] 글싣는 순서
1. 빠르고 조직화된 기술 유출…기업 불안 더 커진다
2. "기술유출 수사 통찰, 기록 아닌 기억·경험에 남아"
3. "특허 전쟁, 공장 아닌 서버에서 벌어진다"
4. 금융·증권범죄 수사 '골든타임' 잡는 합수부…수사망 약화 우려
5. "사기적 부정거래 증가, 초기부터 변호사와 설계"
6. 중처법 강화되는데…경찰·노동청 수사 '컨트롤타워' 檢 공백 우려
7. 산업안전 전담 울산지검…"중대재해, 매 순간 법리로 관통"
울산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대형 제조업이 밀집한 산업도시로, 울산지검은 2015년 2월 검찰 최초로 산업안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됐다. 이후 대검찰청이 지정한 특화 검찰청으로서 전문 수사 인력을 배치하고 ▲주임검사의 현장점검 ▲변사체 직접 검시 ▲경찰·노동청 동시 지휘를 내용으로 하는 현장중심의 수사 시스템을 마련해 주요 산업안전·중대재해 사건에 대응해왔다.
이에 뉴스핌은 울산지검이 그동안 축적해 온 산업안전·중대재해 사건 처리 노하우와 현장의 진단을 듣기 위해 홍 검사를 만났다.

다음은 홍 검사와의 일문일답.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이후 사건의 유형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습니까
=중처법이 적용되는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1월부터 중처법이 확대시행(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됨에 따라,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근로자 사망사고 대부분에 대해 중처법 적용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중처법 시행 전에는 사고현장에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취해야 할 안전조치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를 주된 쟁점으로 검토하였습니다.
하지만 법 시행 후에는 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해당 사업장의 경영책임자가 관련 법령에서 요구하는 안전 관리 체계를 갖추었는지, 해당 시스템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했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에서도 법리상 까다로운 쟁점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현재 산업안전·중대재해 사건을 전담하는 검사는 몇 명입니까
=산업안전 전담부서인 울산지검 형사5부 소속 검사 3명이 산업안전·중대재해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정 사건의 주임검사가 되면 해당 사건의 초동수사부터 종국처분, 공소유지까지 전부 전담하게 됩니다. 전담검사들 모두 공공수사 특히 산업재해 사건 관련 다년간의 수사경험을 바탕으로 유관기관에 대한 조율 능력, 복잡한 사실관계에 대한 이해 및 분석능력, 관련 법리에 대한 탁월성 등을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산업안전 사건의 난이도와 특수성을 고려해 다른 부서보다 경력이 풍부한 검사들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현재 울산지검 형사5부 소속 전담검사들은 평균 10년 내외의 수사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5년 9월부터는 대검의 '중대산업재해 등 사건 신속·엄정 처리 방안 시행'에 따라, 중대재해 사건의 경우 '부장검사 책임수사제'를 실시하여 부장검사가 주임검사로서 해당 사건의 초동수사부터 처분, 공소유지에 이르기까지 주요 단계마다 관련 내용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안전공학, 설비, 공정 운영에 대한 이해가 중요할 것 같은데, 특화된 인력이 배치돼 있습니까. 특화된 수사관, 외부 전문가 출신 인력이 배치돼 있다면 이들은 어떤 역할을 맡습니까
=대검에서는 연 1회 해당 분야의 경력과 전문성을 가진 수사관을 추천받아 검토한 후 공인전문수사관으로 인증하고 있는데, 울산지검에는 산업안전·노동 등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공공수사 공인전문수사관 2명이 배치돼 있습니다.
해당 수사관들은 산업재해 사건 발생시 현장감식·법리검토 등 업무를 수행하고, 송치 사건에 대한 조사도 담당합니다.
-유관기관과의 공조 체계는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습니까
=사건 발생시 경찰·고용노동청은 각자 수사권이 있는 부분(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노동청은 중처법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대한 1차 수사를 진행하고, 안전보건공단·소방본부 등에서는 사고 원인 관련 기술적인 분석을 주로 담당합니다.
검찰은 초동수사 과정에서는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현장감식·재연실험에 참여하고, 사망자에 대한 직접검시를 진행하는 등 현장 밀착형 수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유관기관이 복잡한 쟁점을 조기에 정리함으로써 수사방향이나 법리적 판단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경찰·노동청의 1차 수사가 종결되면 수사결과를 하나로 모으고 직접 보완수사 및 법리 검토를 통해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합니다.
폭발·붕괴 등 다층적 원인이 결합하여 발생하는 사건의 경우 사고 원인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건에서는 해당 공정 등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과 인과관계 등 관련 법리에 대한 이해가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
현장에 대한 전문지식은 안전보건공단·국과수 등에 조사 또는 실험을 의뢰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확인하고 있고,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전문수사자문위원'으로 선정하여 관련 의견을 청취합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의 경우, 전담수사팀을 편성하여 팀장(부장검사)을 중심으로 수사팀 구성원들이 사망자 직접 검시, 경찰·노동청 등 유관기관의 수사 방향에 대한 의견 제시, 법리 검토 등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산업안전·중대재해 사건에서 '전문성'이라고 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로 구성된다고 보십니까
=산업안전 사건에서의 전문성은, 쉽게 표현하자면 '현장의 언어'를 '법정의 언어'로 번역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원인 규명(공정 이해) 해당 작업 과정에 법령 위반이 존재하였는지(법령ㆍ기술 기준), 그러한 위반을 방지하기 위한 체계가 마련되어 있었는지(안전관리체계 분석) 등 각각의 요소가 모두 중요하고, 이와 같은 요소들을 하나로 엮어 '사업주의 안전관리 체계 구축의 실패가 현장의 죽음으로 이어졌다'는 사실관계를 증명해내는 능력이 전문성 보유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검찰이 수사협의회를 통해 조정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전문 수사 분야에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해당 협의회가 복잡한 중대재해 사건의 사실관계 입증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중대재해 사건은 기본적으로 공정(기술분야)의 전문성과 법리의 복잡성으로 말미암아 수사 초기부터 최종 처분에 이르기까지 사건 전체의 흐름을 관통하는 법리적 검토가 매 순간 수사방향 정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경찰·노동청이 각 기관별로 수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같은 자료를 두고도 혐의 내용이나 쟁점이 무엇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릴 개연성도 상존합니다.
따라서 검찰의 주도 하에 유관기관 간 수사협의회를 수시로 가동하여 수사경과와 내용을 공유하고 향후 수사방향을 지속적으로 조율함으로써 불필요한 혼선을 방지함과 동시에 신속하고도 일치된 수사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해 수사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최근 검찰 조직 개편과 중수청·공소청 후속 논의 과정에서, 산업안전·중대재해 수사 역량이 잘 계승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현재 발의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안(민형배案, 황운하案)에 따르면 '대형참사'의 경우 중수청의 수사대상에 해당하나 산업재해 사건의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대형참사'에 해당하지 않는 산업재해·중대재해 사건의 경우 현행과 같이 경찰·노동청에서 1차 수사를 담당하고, 검찰(향후 공소청)이 사법통제권자로서 각 기관의 수사경과와 내용을 조율·통합하고 수사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여전히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소청으로의 전환과 관련된 논의 과정에서, 현재 검찰이 담당하고 있는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삭제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특사경에 대한 지휘권이 폐지된다면, 앞서 말씀드린 수사협의회 가동의 순기능 등이 지금과 같이 유지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형사사법체계는 국민의 편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고, 설령 지금의 검찰청이 향후 공소청으로 개편된다 하더라도, 그간 울산지검이 오랜 기간 산업재해 사건을 처리하며 축적해 온 경험과 노하우는 손실되지 않아야 하고, 현행과 같이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력체계의 구축 하에 원활한 수사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유지돼야 할 것입니다.
-현장에서 오랜 기간 중대재해 사건을 다루신 입장에서 '필수적으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수사의 완성은 '법정에서의 유죄 입증'입니다. 현장 조사로 사고의 원인을 찾는 것과, 그것을 법정에서 증거로 현출하는 것은 다른 영역입니다.
현재 검찰은 보완수사권과 노동청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근거로 경찰·노동청의 수사 결과를 하나의 법리로 묶어 증거로 현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검찰 관련 제도가 개편되더라도, 이와 같은 '컨트롤 타워'로서의 검찰의 기능이 유지되어야 산업재해 사건에서 실체진실에 부합하는 형사책임의 귀속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