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이 게임 산업에 관심 가지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세계 최강자 '페이커' 이상혁이 인공지능과 맞대결을 펼친다. 상대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만든 차세대 AI '그록5'다.
페이커는 1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나 빅테크 기업에서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며 "그록과 대결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지난달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모델 그록5가 롤 최고의 인간팀을 이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글을 올린 데 대한 공식 답변이다.

페이커는 인간과 AI의 승부를 담담하게 바라봤다. 그는 "체스는 이미 AI가 정복한 지 오래됐다. 롤도 언젠가는 AI가 저희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내년에는 저희가 이기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AI가 이기는 날이 와도 그 또한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이후 화두가 된 '인간 대 AI'의 맞대결에 드디어 페이커도 참전하게 됐다.
2013년 T1의 전신 SKT T1에서 데뷔한 페이커는 지난달 열린 롤드컵에서 T1의 통산 6번째 우승이자 전인미답의 3연패를 이끌었다. 결승에서 패배 위기에 몰렸던 4세트에서도 웃음을 보였던 장면에 대해 그는 "게임이 재미있어서 그런 장면이 나온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10년 넘게 정상에 서 있는 비결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열정이 있었다. 그냥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며 "지금도 이기고 싶고, 게임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다"라고 했다. 1996년생으로 e스포츠 선수 평균 은퇴 시점을 훌쩍 넘긴 그는 "40대까지 경쟁하는 건 어렵겠지만,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게임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기성세대 분들도 예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시는 게 느껴져 감사하다"며 "게임은 오래 하면 해가 될 수 있지만, 분명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감의 원천으로는 '책'을 꼽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과 이야기를 압축해서 볼 수 있고, 그 인사이트가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프로게이머가 아니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니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