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보다 상승 속도가 불활실성
고점 인식시 선제적 매수 전망도
[뉴스핌=송기욱 기자] 달러/원 환율이 1480원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환율 급등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환율 고점 인식이 확산될 경우 외국인 수급이 되돌아올 수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8원 오른 1479.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474원대에서 출발했으나 상승 흐름으로 전환되며 오전 들어 1480원선을 웃돌았다.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8일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통상 환율 상승은 달러 기준 수익률을 중시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환차손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신규 자금 유입은 위축되고, 기존 투자자 역시 보유 비중을 조절하려는 유인이 커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환율 국면을 과거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수급의 관계가 시기별로 달라져 왔다고 설명한다.
이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원화 약세는 한국 수출 기업들의 이익에 유리하게 작용하며 외국인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기도 했다"면서도 "다만 최근 원화 약세가 너무 단기간에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단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수준 자체보다 상승 속도가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편으로는 환율 상승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오히려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율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이후 안정 또는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오른다고 해서 외국인이 무조건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며 "과거 사례를 봐도 환율 상승기보다 더 강력한 모멘텀이 있을 때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구간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형성된다면 오히려 선제적인 매수세가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장중 흐름에서도 외국인 수급은 선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장 초반에는 매도 우위가 뚜렷했지만, 장 후반 들어서는 일부 대형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하락 압력을 완화했다. 환율 부담 속에서도 업종과 종목별 판단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분간 환율 레벨과 외국인 수급은 증시 변동성을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추가로 급등할 경우 환차손 우려가 외국인 이탈을 자극할 수 있는 반면, 상승세가 진정되거나 고점 인식이 확산될 경우에는 다시 매수 전환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onew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