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간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한일본대사와 머리를 맞댔다.

경총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초청해 회장단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을 비롯한 경총 회장단과 주요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일본 측에서는 미즈시마 코이치 대사와 오오니시 카즈요시 경제공사가 자리했다.

(왼쪽부터) 박명석 두산 상무, 서호영 대한항공 전무, 이수미 OCI홀딩스 대표이사, 고정욱 롯데지주 사장,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일본대사, 손경식 경총 회장, 이태길 한화 사장, 박장수 LX판토스 부사장, 김현기 코오롱 부사장, 오오니시 카즈요시 경제공사,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사진=경총]

이날 참석자들은 2025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양국 경제협력의 의미를 되짚고, 반도체·배터리·AI(인공지능)·소재·정밀기계 등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손경식 회장은 "2025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으로,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어가는 중요한 해"라며 "오늘날 국제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 간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저출생·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까지 한국과 일본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공통 과제가 국내외에 산적해 있다"고 진단했다.

손 회장은 이런 도전 과제 속에서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시기일수록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오랜 시간 쌓아온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해 상호 강점을 지닌 반도체, 배터리, AI, 소재, 정밀기계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과 성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양국 기업 간 협력은 여러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손 회장은 "반도체, 수소 자동차, 첨단기술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고, 일본 기업들의 한국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며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양국 간 제도적·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했다.

손 회장은 기업들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양국 정부에 주문했다. 그는 "미래지향적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전 세계가 자국 기업 육성과 투자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한일 기업의 협력 확대와 성장에 대한 양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올해 6월 한 달간 운영됐던 '한일 전용 입국심사대'를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언급했다. 손 회장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6월 한 달간 '한일 전용 입국심사대'가 운영되어 양국 국민과 기업인 교류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해당 제도가 상시운영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의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미즈시마 코이치 대사는 양국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협력 강화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을 둘러싼 국제경제 환경에는 여러 어려운 과제가 존재하나, 함께 고민하고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는 것은 쌍방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며 "양국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기본적 가치관을 공유하며, 여러 산업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어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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