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협대상자에 싱가포르계 PEF 힐하우스
힐하우스 '중국계 자본' 현금 회수' 논란 반복
대주주 심사 정성 평가에서 부담 요인 작용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싱가포르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힐하우스)가 선정된 가운데, 향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최종 인수를 앞두고 관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외국계 PEF 힐하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인수전은 애초 흥국생명과 한화생명 간 국내 보험사 2파전으로 전망됐지만, 힐하우스가 본입찰 이후 인수가를 1조1000억원까지 끌어올리며 판세를 뒤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협대상자 선정 이후에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과 함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하고, 심사 통과 시 내년 상반기 중 잔금 납입과 함께 거래가 최종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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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사진=이지스자산운용] |
향후 최종 거래 성사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증권·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는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가 바뀔 때 반드시 대주주 변경승인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재무건전성, 자금 출처, 지배·소유구조의 투명성과 중대한 법 위반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받는다. 특히 이지스운용은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라는 점에서 이번 심사가 한층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선 힐하우스 창업자 장레이(张磊)를 둘러싼 '중국계 자본' 논란이 대주주 심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 대표는 중국 허난성 출신 싱가포르 국적 투자자로 인민대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한 뒤 예일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힐하우스를 설립했고 텐센트·징둥닷컴 등 중국 빅테크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으로 투자전략을 다각화해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크래프톤, SK온, SK에코프라임 등에 투자해 왔다.
힐하우스는 싱가포르계 글로벌 PEF로 분류되지만, 장레이의 출신과 중국 투자 이력 등을 이유로 국내에선 '중국계 자본' 논란이 반복돼 왔다. 또한 힐하우스는 지난 2023년 인수한 SK에코프라임에서 연간 순이익을 웃도는 699억원의 배당을 수령해 '현금 회수' 논란을 겪기도 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힐하우스의 자본력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겠지만, 사회적 신뢰도와 공익성까지 폭넓게 보는 정성 평가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힐하우스 측은 장레이가 중국 태생이지만 현재는 싱가포르 국적이고, 본사도 싱가포르에 있어 '중국 정부 영향력 아래의 중국계 자본'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흥국생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매각은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불공정한 거래"라고 밝혔다.
흥국생명에 따르면 주주대표와 매각주간사는 본입찰 전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추가 제안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11일 본입찰에서 최고액을 제시하며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매각주간사가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자 발표를 미루고 힐하우스에 추가 제안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흥국생명은 "매각주간사가 힐하우스에 프로그레시브 딜을 제안하면서 당사의 입찰 금액을 유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향후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