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12·3 비상계엄 1년인 3일 국민의힘은 계엄 사과를 두고 온도 차를 보였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선언하며 대국민 사과를 한 반면 장동혁 대표는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2.01 pangbin@newspim.com

장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나 계엄 옹호 세력과의 단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며, 페이스북 게시글 외에는 별도의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다.

반면 송언석 원내대표는 사실상 사과 입장을 전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계엄의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같은날 국민의힘 초·재선을 주축으로 한 의원 25명도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성권, 김용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12.03 yooksa@newspim.com

이들은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당시 집권 여당 일원으로서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저희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성찰, 그리고 용기 있는 단절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으로 국민께 다시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사과문에는 재선 공부모임 '대안과 책임'을 주축으로 소장파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같은날 당 내 최다선(6선) 조경태 의원은 광주를 찾아 "윤석열 비상계엄은 전두환 쿠데타 세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결과"라며 "윤 전 대통령을 최고형으로 다스려 더 이상 헌정 유린 세력의 싹들이 자랄 수 없도록 완벽히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송석준 의원도 성명서를 통해 "여당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전에 비상계엄을 알지 못했고, 예방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성국 의원도 페이스북에 "비상계엄은 위헌·위법적이었고, 명백한 잘못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불안과 상처를 드린 점,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직접 참여했던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윤어게인', '부정선거론' 등 국민을 다시 분열시키는 프레임과는 확실히 결별해야 한다"며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진정한 반성과 쇄신, 과거와의 절연, 그리고 미래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용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1년 전 군 최고통수권자와 일부 군 수뇌부의 잘못된 판단이 우리 사회에 큰 혼란을 남겼고, 무엇보다 군에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며 "국민 여러분과 장병 여러분께 반성과 참회의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도 국회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여당 당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과거의 잘못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며 "우리가 내일로 나아가려면 과거의 잘못된 사슬들을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allpas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