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허가 담당자 퇴사 시에도
인증 내용 삭제하거나 갱신 안 해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쿠팡에서 발생한 337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인증 관련 담당자에게 발급되는 서명된 액세스 토큰의 유효 인증 키가 장기간 방치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로그인에 출입을 허가하는 인증 키를 담당하는 직원이 퇴사 시에는 이를 삭제하거나 갱신해야 하는데, 방치돼 악용된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쿠팡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토큰 서명키 유효인증기간은 "5~10년으로 설정하는 사례가 많다는 걸로 알고 있다"며 "로테이션 기간이 길며, 키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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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 2025.10.29 mironj19@newspim.com |
쿠팡 고객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해 로그인에 필요한 '토큰'은 문을 열어주는 일회용 출입증이라고 한다면, '서명키'는 출입증을 찍어주는 '도장'이라 할 수 있다.
출입증이 있어도 출입을 허가하는 인증 도장이 없다면 출입할 수 없다. 하지만 서명키(인증 키)를 오래 방치해서 누가 계속해서 도장인 서명키를 몰래 찍어서 쓴 것과 다름없다.
최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쿠팡 로그인 시스템상 토큰은 생성하고 즉시 폐기되는 상황임에도 토큰 생성에 필요한 서명정보를 담당직원 퇴사 시 삭제하거나 갱신하지 않고 이를 방치해 내부 직원이 악용했다.
최 의원은 "서명키 갱신은 가장 기본적인 내부 보안 절차임에도 쿠팡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장기 유효 인증키를 방치한 것은 단순한 내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인증체계를 방치한 쿠팡의 조직적·구조적 문제의 결과"라고 질책했다.
이어 "KT 펨토셀 사태에서 드러난 장기 인증키 방치 문제가 쿠팡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된 것은 우리 기업들의 낮은 보안 책임 의식을 보여준다"며 "IT, 테크기업들은 인증키 로테이션을 포함해 전반적인 보안체계를 긴급히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KT 해킹사태로 KT 펨토셀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펨토셀 인증키 유효기간이 10년으로 밝혀진 바 있다.
쿠팡도 장기 유효 인증키를 방치해 내부 직원이 이를 악용해 3370만건의 개인정보를 탈취한 셈이다.
chaexou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