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 학생, 比이주보다 고교 자퇴율 높고 대학 진학률 낮아
경제적 어려움으로 부모 지원 부족…체류상황 따라 장학 혜택도 없어
"이주배경 집단 재정의하고 청년 정책까지 확장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이주배경 학생 수가 올해 처음 20만명을 넘겼지만 고등학교 자퇴율이 비(比) 이주배경 학생보다 높고, 대학 진학률은 더 낮은 등 '교육의 불평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적절한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같은 이주배경 학생이라도 비자와 국적 문제로 장학금과 취업에서 불이익을 보는 경우도 있어 체류상황별 섬세한 정책도 요구된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실에 따르면 2023학년도 이주배경 고등학생 자퇴율은 2.22%로 같은 기간 전체 고등학생 자퇴율(2.0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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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배경 청년의 진로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포럼. [사진=한국교육개발원] |
높은 대학 진학률이 우리나라 교육의 주요한 특징이지만, 이주배경 학생들의 사정은 다르다. 성평등가족부의 2024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주배경 학생의 71.6%가 4년제 이상 대학 진학을 희망했으나 실제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61.9%에 그쳤다. 비 이주배경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보다 13.0%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이주배경 청년들은 본격적인 수험 생활이 시작되는 고등학교 때부터 학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주배경 학생이 늘어나면서 체류상황에 따라 국적, 비자 등 사정이 다른데도 우리나라의 제도적 체계는 '외국인'이나 '다문화'라는 단순한 개념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이주배경 학생으로 크게 ▲중도입국(성장 과정 중 한국에 들어온 학생) ▲외국인가정(부모 양쪽 모두 외국 국적인 가정) ▲다문화가정(부모 중 한쪽이 결혼이민자 등 외국인인 가정) 세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진학한 몽골 출신 이주배경 청년 반인겸(가명) 씨는 이날 한국교육개발원 주최 '이주배경 청년의 진로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포럼'에서 "입시의 사각지대라는 개인이 넘을 수 없는 구조적 장벽이 있다. 부모 모두 외국 국적이라는 획일적 기준으로만 외국인 전형이 구성돼 있어 중도입국 청소년은 경계인으로 전락했다"라며 "대학에 가서도 외국인 신분이라 취업이 어렵고, 비자 문제로 인턴 활동도 할 수 없어 '스펙'이 단절된다"며 "외국인 전형을 완화해 이주배경 청년의 잠재력과 숨은 재능, 역량을 폭넓게 평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윤 비안카(가명) 씨는 "외국인가정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부모님이 모두 장시간 근무를 해 자녀에 대한 관심이나 정서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학원에 가거나 강의를 듣기도 어려워 학업 기본기를 쌓기가 어려워 고등학교 시절부터 학업에 어려움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같이 경제적 어려움이 많은 집단임에도 '다문화가정 자녀'에 쏠려 있는 제도로 장학금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도 했다. 윤 씨는 "외국 국적이라 지원조차 불가능한 장학금들이 많다"며 "외국인 유학생도, 한국인도, 다문화가정 자녀도 아닌 이주배경 청년들을 독립 집단으로서 재인식하고 좀 더 효율적인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이주배경 청년 정책은 해당 집단에 대한 재정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많은 이주배경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시기가 된 만큼 이주배경 청소년 정책을 청년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곽상희 국무조정실 사무관은 "이주배경 청년 범위가 어디까지 포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 자녀, 중도입국 청년과 같은 개념들이 명확해져야 한다"며 "보호와 육성 중심 청소년 정책에서 청년 정책으로 확장해 고용노동부 등 다양한 정부부처에서 정책을 체계화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신혜영 서울시글로벌청소년교육센터 센터장 역시 "이주배경 청년은 체류 상황에 따른 한국 거주 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제도 구축 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아동청소년기에는 이주배경 학생들의 강점인 이중언어 교육 환경을 지속할 수 있는 제도, 청년들은 커뮤니티 활성화, 이주배경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