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부상으로 내년 중반 복귀·주승우는 지난 3일 입대
조영건, 오석주, 윤석원의 성장·김재웅 복귀는 희망 요소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년, 키움은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팀의 간판급 투수 두 명이 빠진 채로 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키움은 마운드 불안이라는 뚜렷한 약점을 드러내며 고전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5.13으로 리그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고, 이는 팀 순위 하락으로 직결됐다. 결국 3년 연속 최하위라는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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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18일 1군에 합류한 키움 안우진(오른쪽)이 정현우와 더그아웃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 키움] 2025.09.18 wcn05002@newspim.com |
현재 키움의 마운드에는 '확실한 1선발'이라 부를 만한 국내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선발진의 중심은 하영민이다. 하영민은 2024시즌 9승 8패 평균자책점 4.37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올 시즌(7승 14패, 평균자책 4.99)에는 다소 주춤했다. 투수조 주장으로서 마운드를 지탱했지만, 홀로 팀 전체의 선발 부담을 짊어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투수 구성도 문제였다. 시즌 초반 키움은 외국인 투수를 단 한 명만 데려오며 리그에서 유일한 '외국인 원톱 체제'를 택했다. 그 주인공은 케니 로젠버그였다. 그는 13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3.23, 80탈삼진을 기록하며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그러나 고질적인 골반 부상으로 시즌 완주가 어려워졌고, 결국 중도 방출됐다. 로젠버그의 단기 대체 선수로 영입한 라클란 웰스는 재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개인 사정으로 이를 거절했다.
다행히 시즌 후반기에는 새 외국인 듀오의 합류로 마운드에 안정감이 찾아왔다. 라울 알칸타라와 C.C. 메르세데스가 나란히 팀에 가세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알칸타라는 8승 4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했다. 특히 19경기 중 1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이닝이터' 본능을 증명했다. 메르세데스 역시 3승 3패, 평균자책점 4.47로 후반기 불안하던 로테이션에 숨통을 틔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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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우진. [사진=키움] |
후반기에 마운드가 살아나며 2026시즌을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키움의 2026시즌 구상에는 두 가지 큰 변수가 생겼다. 첫 번째는 안우진의 부상 이탈이다. 키움은 2025년 9월 전역을 앞둔 안우진을 중심으로 차세대 마운드를 설계했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그는 8월 2일 2군 자체 청백전 도중 벌칙성 펑고를 받다가 오른쪽 어깨 관절 인대를 다쳤다. 수술 결과 최소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빠르면 내년 4월 복귀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시즌 중반 이후 복귀가 유력하다.
2026 자유계약신분(FA) 명단에서 선발 투수는 양현종(KIA)과 최원준(두산) 정도다. 키움이 FA로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에도 정현우, 박준현 등 저연차 신인 선수로 선발진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믿고 맡길 만한 투수는 여전히 하영민뿐이다. 안우진이 돌아올 때까지 올해와 비슷한 전력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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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승우. [사진=키움] |
두 번째 악재는 마무리 주승우의 군입대다. 주승우는 올해 42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16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 2.45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다. 시즌 중반까지 팀의 유일한 필승조로 활약했던 주승우는 지난 8월 팔꿈치 부상으로 물러난 뒤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회복까지 약 1년이 걸릴 전망 속에, 지난 3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하며 사실상 2026시즌도 뛸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에서는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고 있다. 주승우의 공백 속에서 조영건이 마무리로 낙점돼 8월부터 14경기에서 8세이브를 거두며 안정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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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의 마무리 투수 주승우. [사진 = 키움] |
여기에 오석주가 후반기부터 '언터처블'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7월 3일 kt전부터 9월 24일 KIA전까지 19경기 동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결국 7월부터 시즌 끝날 때까지 21경기에서 2승 4홀드 평균자책점 0.37을 찍었다. 여기에 9월 9경기 평균자책점 1.17을 찍은 윤석원까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오는 12월에는 기존 필승조였던 김재웅이 제대하며 가세한다. 허승필 단장은 "조영건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기에 제대하는 김재웅까지 합류하면 불펜진은 한층 두터워질 것"이라며 "마무리 캠프에서 2군 선수들을 중심으로 1차 평가를 진행한 뒤, 스프링캠프에서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2026시즌 키움은 다시 '외국인 투수 2명 체제'로 돌아간다. 허 단장은 "내년엔 외국인 투수 2명, 타자 1명 체제로 간다"라며 "올해 외국인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시작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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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키움의 대체 외인 라울 알칸타라가 지난 6월 7일 고척 LG전에 출전해 8이닝 1실점으로 완벽투를 보였다. [사진 = 키움] 2025.06.07 wcn05002@newspim.com |
현재 구단은 후반기 맹활약한 알칸타라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허 단장은 "알칸타라 측에 내년 시즌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2026년 키움의 운명은 '새 얼굴'과 '복귀 선수'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 에이스 안우진과 마무리 주승우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키움의 새 도약은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서게 될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