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아세테이트 모노머 누출 사고, 보상과 재발방지 과제 산적
최대 3.5km 내 주민 98명 건강 이상 호소…농경지 80헥ha 피해
관계기관 조사단 구성, 보상 절차 착수, 근본적 안전관리 필요
[음성=뉴스핌] 백운학 기자 = 충북 음성군 대소면의 한 화학물질 취급 업체에서 두 차례 발생한 비닐아세테이트 모노머(VAM) 누출 사고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이번 사고는 업체의 화학물질 관리 소홀과 관계 기관의 안일한 행정이 빚은 합작품(?)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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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 화학물질 유출 현장. [사진=음성소방서] 2025.10.26 baek3413@newspim.com |
지난달 21일과 26일, 같은 업체 지하 저장탱크에서 각각 500ℓ와 400ℓ의 VAM이 누출돼 대기 중으로 확산되면서 인근 주민과 농경지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사고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최대 3.5km에 이르는 피해 구간이 확인됐으며, 주민과 직원 98명이 두통과 메스꺼움 등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이 중 2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고 69명은 통원 치료 중이다.
피해 농경지는 220곳, 80.6헥타르에 달한다.
사고 직후 음성군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원주지방환경청, 충주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소방서 등과 협력해 잔여 화학물질 전량 반출 등 2차 피해 확산 방지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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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군 대소면 화학사고 수습 현장.[사진=음성군] 2025.11.07 baek3413@newspim.com |
원주지방환경청은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환경·민간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건강 영향과 토양·수질 오염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업체의 안전관리 미흡과 관계 기관의 관리·감독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하 저장탱크에서 두 차례나 대량 누출이 발생한 점, 사고 초기 과정의 미흡한 대응 등이 주민 불안을 키웠다.
피해 주민과 농가의 일상 회복과 정확한 피해 규모 산정, 보상 절차가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음성군은 손해사정사와 협력해 피해액 산출에 필요한 기초 자료 확보를 지원하고, 입원 및 통원 환자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면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사고 대응 평가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이 예정돼 있다.
주민 A씨는 "한 공장에서 두 번이나 화학물질이 누출되었지만 위험시설에 대한 지도 감독을 해야 할 관계 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사고는 분명히 업체의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 부실과 행정 기관의 안일한 대처가 빚은 인재"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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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대소면 화학사고 주민설명회. [사진=음성군] 2025.11.07 baek3413@newspim.com |
조병옥 음성 군수는 "사고 완전 수습까지 위기 경보 '관심' 단계를 유지하며 피해 주민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안전관리 체계 개선 없이는 유사 사고 재발 위험이 상존한다는 우려가 크다.
이번 사고는 화학물질 취급 업체와 관계 기관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둔 관리·감독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사회적 경종으로 평가된다.
baek34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