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회담을 갖는다.
이번 만남은 양국 관계의 향방은 물론, 동북아시아 안보와 경제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외교 이벤트로 주목받고 있다.
◆ '전략적 호혜 관계' 복원 시도
이번 중일 정상회담의 핵심은 양국이 '전략적 호혜 관계'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는 데 있다.
전략적 호혜 관계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처음 공식화된 개념이다. 양국 간 이해 충돌이 존재하더라도 공동 이익을 추구하며 대화를 중단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양국의 정상회담 때마다 반복해 등장했던 의제다. 지난해 이시바 시게루 당시 일본 총리와 시진핑 주석이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났을 때도 전략적 호혜 관계 추진 방침을 확인한 바 있다.
중국과 일본은 최근 몇 년간 센카쿠 열도, 대만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으로 갈등이 누적돼 왔다.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로 전환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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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NHK] | 
◆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긴장 완화
가장 주목되는 의제는 안보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공공재라는 입장을 직접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잇따르는 중국 해경선의 활동 강화에 대해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일본 정부는 중국 내에서 스파이 혐의 등으로 구금된 일본인들의 조기 석방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는 일본 사회에서 여론의 압력이 높은 사안으로, 이번 회담에서 인권 및 법적 투명성 문제도 함께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핵심 축은 경제다. 중국이 희토류와 반도체 관련 원자재의 수출을 통제하는 움직임을 강화하자, 일본은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희토류는 배터리·반도체·방위산업 핵심 소재로, 일본 산업계는 중국 의존 탈피와 경제 협력 유지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 대립과 협력이 교차하는 외교 시험대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협력 복원과 갈등 관리의 병행 시험대"로 본다. 와세다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NHK 인터뷰에서 "경제적으로는 상호 의존이 깊지만, 안보와 기술 패권 경쟁에서는 구조적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희토류·반도체·AI 등 첨단 산업의 공급망은 일본과 중국이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벌이는 핵심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즉, 이번 중일 회담은 대립과 협력이 교차하는 '복합외교의 시험무대'라 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과의 안보 공조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실리적 협력 채널을 닫지 않겠다는 현실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