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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노믹스] ② '다카이치 트레이드'의 엔저 그림자

기사입력 : 2025년10월23일 14:22

최종수정 : 2025년10월23일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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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의 경제 구상은 명확하다. '적극적 재정 확대'와 '초완화적 통화 정책'이다. 간단히 말해 돈을 더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아베노믹스의 연장선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아베노믹스 2.0'이라고 부른다. 아베노믹스 시절의 익숙한 구도인 '통화 완화→엔저→수출기업 호황→경제 활성화'를 연상하기 때문이다.

완화적 재정과 엔저 지속을 전제로 주식 매수·채권 매도에 베팅하는 '다카이치 트레이드'는 이미 시작됐다. 달러/엔 환율은 1달러=150엔대를 훌쩍 넘어섰으며, 닛케이평균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5만엔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경제 정책의 중심 개념으로 '위기관리 투자'와 '성장 투자'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방위산업, AI, 반도체 등의 종목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또한 저금리의 수혜를 받는 부동산주도 랠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이 '환호'의 이면에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 위험이 잠복해 있다. 다카이치 내각의 경제정책은 표면적으로는 경기 부양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엔저에 의존한 허약한 성장'이라는 아베노믹스의 그늘을 그대로 안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후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가 되살린 '수입 인플레이션'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엔저는 수출 기업에 이익을 안긴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달러를 엔화로 바꿀 때 환차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은 아베노믹스 초기와 환경이 전혀 다르다.

2021년 초 1달러=104엔 수준이던 환율은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미일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며 2024년 4월에는 160엔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 물가가 폭등했다.

그 결과 일본의 식료품과 에너지 수입액은 팬데믹 이전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대표적인 예로 식품(농림수산물) 수입액은 2020년 8조8900억엔에서 2024년 13조4000억엔으로 증가했다.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대비 약 3%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임금은 3년 연속 마이너스다. 기업이 수입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면서, 가계는 체감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이 오르지 않는 가운데 물가만 뛰는 '나쁜 인플레이션'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일본 제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엔저가 곧 수출 호황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약화됐다. 엔저의 수혜는 대기업에 집중되고,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는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자료=블룸버그]

◆ "금융정책은 정부 책임?"...흔들리는 BOJ 독립성

다카이치 총리는 "금융 정책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일본은행(BOJ)의 독립성을 흔드는 정치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아베노믹스 시절 구로다 하루히코 당시 BOJ 총재는 대규모 양적 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엔고를 막고 디플레이션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컸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자금은 자산 시장에 쏠렸고, 임금보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먼저 올랐다.

2023년 4월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통화 정책 정상화를 목표로 완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은 엔화 약세를 심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BOJ가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엔화는 계속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2024년 7월, 엔화가 1달러=160엔대로 급락하자 일본 정부는 BOJ에 사실상 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그 결과 주가가 하루 만에 7% 폭락하고, 도쿄증권거래소가 장중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레이와의 블랙먼데이' 사태가 벌어졌다.

시장이 정부와 BOJ의 엇갈린 신호에 불안을 느낀 것이다. 정권이 금융 정책에 개입하려는 듯한 시그널은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는 가장 위험한 조짐이다.

일본은행(BOJ) 본청 앞에 걸린 일장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가 부르는 금융 불안의 도미노

엔저가 계속되면 수입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가속→국채 매도→장기금리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7% 수준까지 올랐다.

문제는 일본의 재정 상태다.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넘는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적자 국채 발행을 늘리면, 상환 능력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국채 등급이 떨어지면 은행과 기업의 회사채 신용도도 연쇄적으로 낮아진다. 최악의 경우 엔저를 출발점으로 채권과 주식이 동반 하락하는 신흥국형 금융 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카이치 총리가 강조하는 "현명한 투자"도 현실의 제약에 부딪힌다. 일본은 심각한 인력 부족으로 공공사업조차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돈을 풀어도 실제 투자와 생산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재정 확대는 오히려 시장 불신을 키운다.

경제 정책은 단기적 인기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일본 정부와 BOJ가 같은 목표를 공유하되, 정치 논리로 금융 정책에 압력을 가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문제로 연방준비제도와 충돌했던 상황을 일본이 재현해서는 안 된다. 다카이치 총리가 엔저를 호재로 착각하고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면, 그 대가는 일본 경제 전반이 치르게 될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이 진정한 성장을 이루려면, 통화 가치의 왜곡이 아니라 생산성과 소득의 향상으로 경기 회복을 이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지폐 [사진=블룸버그]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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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AI 데이터센터 구축 270억달러 조달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메타플랫폼스(NASDAQ: META)가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 패리시에 건설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Hyperion)' 프로젝트를 위해 사모펀드 블루아울캐피털(Blue Owl Capital)과 손잡고 270억달러(약 38조 7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민간 기업의 단일 자금조달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메타는 프로젝트의 약 20%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대다수 지분은 블루아울이 운용하는 펀드가 보유한다. 블루아울은 약 70억달러 현금을 투입했으며, 메타는 그 대가로 약 30억달러의 일회성 현금 배당을 받았다.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는 2기가와트(GW) 이상의 연산 용량을 갖춰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 등 차세대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를 지원할 예정이다. 메타는 현지에 500명 이상을 고용할 계획이며, 시설 임대계약은 4년 기한에 연장 옵션이 포함된 형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는 블랙록과 핌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대규모로 참여했다. 블랙록은 전체적으로 약 3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인수했으며, 일부는 액티브 하이일드 ETF 등에 편입됐다. 핌코는 약 180억달러어치를 사들이며 최대 투자자로 참여했다. 업계는 이번 메타의 270억달러 조달을 AI 연산력 확보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는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메타·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올해만 약 4천억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픈AI 역시 26GW 규모의 연산 능력 확보를 위해 1조달러 이상을 투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타의 기업 로고 [사진=블룸버그] wonjc6@newspim.com     2025-10-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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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북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북한이 22일 오전 8시10분 경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22일 오전 8시10분경 북한 황북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350km 비행했고,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22일 오전 8시10분 경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진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10.22 gomsi@newspim.com 합참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으며,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하였다"면서 "또한,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실은 안보실 및 국방부·합참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안보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 상황을 대통령께 보고하면서 상황을 주시해 왔다"면서 "특히 '긴급 안보 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안보실과 국방부 및 군의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0-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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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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