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Global' 모델로 역직구 장벽 해소…셀러 지원 전폭 강화
국내 셀러 수수료 부담 완화, 글로벌 판로 개척 기회 제공
쿠팡·네이버와 차별화된 포지셔닝…중소 셀러 '러브콜' 노린다
막대한 투자·AI 공정성·개인정보 관리 등 남은 과제도 뚜렷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5년 내 200개 이상의 나라에서 1조원 이상의 거래액 증가와 더불어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알리바바의 최첨단 기술을 G마켓 플랫폼에 내재화할 것입니다"-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G마켓 신임 대표이사
21일 오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G마켓 미디어 데이에서 장 대표는 "G마켓은 국내에서는 셀러와 함께 성장하는 가장 믿을 수 있는 플랫폼이, 해외에서는 K상품을 세계로 전파하는 대한민국 대표 K커머스 플랫폼이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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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장승환 G마켓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G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G마켓의 향후 전략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0.21 yym58@newspim.com |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손잡은 합작법인(JV)을 승인했다. JV 산하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두 회사는 독립 운영 체계를 유지한다. 장 대표는 이날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은 함께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날 발표는 JV의 자회사인 G마켓이 어떤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 축은 두 가지다. 해외 역직구 사업(G2Global) 강화와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혁신이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AI 기술을 연동해 경쟁력을 높이고 신세계의 물류·유통 인프라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 'G2Global' 모델, 역직구 장벽 해소의 실험대
첫 번째 전략은 해외 역직구 역량 강화다. K뷰티·K패션·K푸드가 글로벌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 판매자들은 해외 진출 과정에서 번역, 관세, 고객 상담, 물류, 세금 등 복잡한 장벽에 부딪혀왔다. 장 대표는 "셀러가 상품 경쟁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나머지를 G마켓이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지마켓이 제시한 'G2Global' 모델은 판매자가 G마켓에 상품만 등록하면 번역·고객 서비스(CS)·관세·물류·정산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구조다. 알리바바 산하 라자다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마쳤고 이를 시작으로 향후 200개국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목표는 5년 내 누적 거래액 1조 원 확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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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민기 G마켓 Seller Growth담당이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G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해외판로 확대 및 수출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0.21 yym58@newspim.com |
판매자 유치를 위한 투자도 대폭 늘린다. 연간 5000억 원을 투입해 10월 31일부터 판매자에게 부과되던 할인쿠폰 비용을 전격 폐지하고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지원책을 연달아 내놓는다. 신규·중소형 셀러를 대상으로 전담 조직과 영업 컨설턴트 100명을 배치해 1대1 맞춤형 케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공세적이다.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들여 빅스마일데이를 지난해보다 50% 이상 확대하고 매월 '지락페' 프로모션을 정례화한다. 내년에는 이마트와 연계한 퀵배송 서비스를 선보여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해외 매출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국내 판매자 기반까지 G마켓에 묶어두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최근 쿠팡·네이버 중심으로 쏠린 판매자 이탈을 되돌리고 중소 셀러의 해외 진출 꿈을 제도화된 판로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이다.
◆ 알리바바 AI 접목, 플랫폼 재건축 선언
두 번째 전략은 기술 고도화다. 알리바바는 전 세계 200여개국에 판매 지원이 가능한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과 초당 3만 건 트래픽, 초당 1000건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G마켓은 이를 도입해 2027년까지 글로벌 수준의 AI 플랫폼으로 재건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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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장승환 G마켓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G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G마켓의 향후 전략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0.21 yym58@newspim.com |
전략은 세 단계다. 첫째 '발견' 단계에서는 알리바바 딥러닝 검색 엔진을 적용해 고객 행동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고 검색어에 담긴 숨은 의도까지 파악해 더 정교한 검색·추천 결과를 제공한다. 둘째 '연결' 단계에서는 AI 기반 광고 플랫폼을 도입해 자동 입찰, 키워드 추천, 개인화된 노출로 광고 효율을 극대화한다. 마지막 '확장' 단계에서는 CS 챗봇, 리뷰 요약, 맞춤형 장보기와 숏폼 콘텐츠 추천 등 AI 에이전트를 전반적으로 도입해 소비자와 셀러 경험을 동시에 개선한다.
G마켓은 단순히 알리바바 기술을 수입하는 수준을 넘어 신세계 이마트와 결합한 퀵커머스, 신선식품 장보기 플랫폼까지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 국내 이커머스 판도에 미칠 파장
이번 선언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를 예고한다. 쿠팡이 로켓배송과 멤버십을 앞세워 단독 생태계를 구축하고 네이버가 검색·페이 기반의 '쇼핑 포털'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G마켓은 '해외 판로'와 'AI 기반 플랫폼'을 무기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G마켓이 내세운 '셀러 중심 정책'은 중소·신규 판매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쿠팡이 직매입 구조, 네이버가 광고비 중심 모델로 움직이는 가운데 G마켓은 판매 수수료 부담 완화와 원스톱 해외 진출을 내세우며 차별적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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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장승환 G마켓 대표이사와 임원진이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G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G마켓의 향후 전략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취재진과의 Q&A를 하고 있다. 2025.10.21 yym58@newspim.com |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오는 2027년까지 진행되는 플랫폼 재건축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AI 기반 광고·추천 시스템의 공정성 논란도 피할 수 없는 숙제다. 또 해외 확장이 실제로 '한국 셀러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합작 이후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G마켓이 (개인 정보를) 단독 관리하며 AI 학습 데이터도 독립적으로 보관한다"며 보안과 신뢰를 강조했다.
장 대표는 "국내 이커머스는 기본기가 탄탄한 시장이며 한국 상품은 이제 단순 제품을 넘어 문화적 수요로까지 확장됐다"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 셀러와 동반 성장하는 대표 K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플랫폼 체질 개선을 완료하고 재도약 준비를 마칠 것"이라며 "셀러와의 상생을 강화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주는 혁신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