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무안=뉴스핌] 박진형 기자 = "아이고, 내 새끼… 추석인데 왜 안오냐."
6일 오후 2시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그 주변에는 '유가족의 피눈물을 외면하지 말라',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어 유가족의 원통한 마음이 전해졌다.
흰 천으로 덮인 제단에는 희생자들의 영정사진과 위패가 빼곡히 놓여 인명 피해가 컸던 당시 사고의 참상이 여전히 생생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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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6일 오후 2시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족들이 추모하고 있다. 2025.10.06 bless4ya@newspim.com |
추석을 맞아 사고 현장을 다시 찾은 검은 양복 차림의 유가족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합동 차례 순서에 따라 희생자 179명을 기리는 묵념을 이어갔고, 추모사 낭독과 대표 분향을 지켜봤다.
이후 개별적으로 절을 올리고 술을 따르며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모의 시간을 가지면서 정적을 깨고 참아왔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공항 특유의 높은 층고와 탁 트인 구조 탓에 유족들의 흐느낌이 길게 울려 퍼졌다.
영정을 바라보며 이제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현실 앞에 주저앉았다.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리는가 하면, 힘이 빠진 듯 바닥에 주저앉거나 제단에 몸을 기대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렇게는 못 살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충격에 휘청거리며 남편의 부축을 받아 겨우 걸음을 옮기는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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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5.10.06 bless4ya@newspim.com |
김유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지난 추석에 함께였던 우리의 시간들이 문득 떠오른다"며 "너무도 당연했던 일상이, 이제는 가슴 저미는 그리움으로 남아 우리 마음을 울린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이 올 때마다, 우리는 다시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며 "따뜻한 식탁 대신 차가운 활주로와 바람 속에서 가족을 그리워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쓰리고 아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된 사랑하는 가족들이, 그곳에서는 모든 고통과 슬픔을 내려놓고 평안히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고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동체 착륙한 뒤 공항 시설물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으며, 승무원 2명은 기체 꼬리 쪽에서 구조됐다.
bless4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