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구속된 날 자진 출석한 한학자...특검팀 "법·원칙 따라 엄정하게 처리"
'정교유착' 연결고리 찾기 집중할 듯...'플리바게닝' 취지 조항 활용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팀이 17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구속 성공에 이어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의 첫 피의자 조사를 실시하면서, '통일교-윤석열 유착 의혹'을 깊숙이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서 한학자 총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한 총재는 앞서 8일과 11일, 15일 총 세 차례에 걸쳐 특검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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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ryuchan0925@newspim.com |
이에 특검팀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추가 소환일정에 대한 조율 없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자, 한 총재 측은 자진해서 특검에 출석한 것이다. 한 총재의 자진 출석에도 김건희 특검팀은 한 총재에 대한 강제수사 의지를 내비쳤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금일 (한 총재) 조사는 피의자가 3회에 걸친 특검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공범에 대한 법원의 구속 여부 결정을 지켜본 뒤 임의로 자신이 원하는 출석 일자를 택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출석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이 사건을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2시 20분께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성동 의원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성동 의원 구속과 한학자 총재에 대한 첫 수사를 분수령으로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와 윤석열 정부의 '정교유착' 연결고리 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22년 1월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만나 통일교 현안에 대한 청탁을 받고 불법 정치자금 약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권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서 "정치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해 대한민국의 국정을 농단하고, 선거에 개입하며 사법 질서를 교란한 사건의 모든 발단은 국회의원으로서 청렴 의무를 위배한 피의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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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통일교 청탁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09.17 ryuchan0925@newspim.com |
이는 김건희 특검팀이 검건희 여사 공소장에 기재한 통일교의 '정교일치'란 큰 그림으로 이어지는 혐의점으로 해석된다. 특검팀은 공소장에 통일교는 2012년 통일교의 창시자 문선명 전 총재의 사망 이후 후계 구도 문제와 자산 소송전 등 내분으로 재정이 악화됐다고 봤다.
이에 '정교일치' 이념을 강조하며 종교적 권한 강화를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려고 했고,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낙점하고 지원했으며 권성동 의원이 그 다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통일교-윤석열 유착 의혹'에 있어 핵심 피의자 신병확보와 소환조사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 입장에선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더 센 특검법'에 추가된 '플리바게닝'(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도) 취지의 조항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 조항은 수사 대상 가운데 자수하거나 타인을 고발할 경우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해 주는 조항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은 이미 정점을 김건희로 찍어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특검팀 입장에선 조사를 할 때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형을 감경해 주겠다는 유인책을 쓸 수 있다"면서 "김건희 특검의 경우 기업들도 많이 엮여 있는데 기업 입장에선 특검 수사에 더 부담감을 느껴 입을 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