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의 주요 방산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의 라인메탈이 군함 제조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라인메탈이 군함 분야로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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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독일 최대 방산업체인 라인메탈은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등 육군 무기와 방공 시스템, 레이더 등 공중 방위 시스템, 각종 무기에 사용되는 탄약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해군 무기로는 함대공 미사일과 함포,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을 만들고 있다.
라인메탈은 16일(현지시간) "뤼르센 그룹으로부터 함정 제조 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875년 설립된 뤼르센 그룹은 호위함과 코르벳함, 기뢰제거함, 군수지원함 등을 제작하는 군수 부문과 선박 수리 및 유지 관리 등을 맡는 민간 부문으로 나뉘는데 이중 군수 부문을 라인메탈에 매각하는 것이다.
뤼르센 그룹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독일의 뤼르센 가문은 호화 슈퍼요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군수 부문을 정리하게 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라인메탈은 이번 계약을 통해 뤼르센 그룹이 갖고 있던 독일 북부 지역의 4개 조선소를 보유하게 됐다. 이들 조선소가 작년에 올린 매출액은 약 1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민 파퍼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은 독일과 유럽 방위 산업의 통합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우리는 독일에 해군 강국을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초까지 모든 인수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투자자들과의 통화에서 "이 거래의 가치가 뤼르센 함정사업부의 중기 핵심 이익 목표인 3억 유로의 약 4.5배"라며 "이는 약 13억 5천만 유로 정도"라고 말했다.
라인메탈 측은 "독일 정부가 2035년까지 해군 함정에 약 310억 유로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라인메탈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가장 급성장한 방산업체로 꼽힌다. 지난 2020년 54억1000만 유로였던 매출은 작년 97억5000만 유로로 불과 4년 사이에 80%가 늘었다.
같은 기간 영국의 BAE 시스템즈와 프랑스의 탈레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이 21~36% 늘어난 것에 비해 2배 이상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850억 유로를 넘어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900억 유로에 필적하는 수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