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수능,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 전년比 11.2% 늘어
고등학생 학업중단율 2.1%…작년보다 늘고 초·중·고 평균보다 높아
"내신 불리 학생 위한 대책 필요…대입제도 개편해야 공교육 보호 가능"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가 1995학년도 수능 이후 30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교학점제 시행 등 내신 제도 변화에 수능 고득점을 위해 학교를 떠나는 수험생이 많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교육계에서는 공교육 과정이 상위권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지는 것을 경계하며 단기적으로는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위한 보강 수업, 장기적으로는 내신 절대평가 등 입시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13일 치러지는 2026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55만4174명 가운데 검정고시 등 출신 수험생은 2만2355명(4.0%)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11.2%나 늘어난 수치로, 30년 만에 가장 많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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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2026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4일 오전 서울 금천구 금천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2025.06.04 photo@newspim.com |
입시업계 등 교육계에서는 내신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학생들이 자퇴한 뒤 수능에 '올인'하는 현상이 확산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의 '2025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학년도 초·중·고교 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전 학년도(1.0%) 대비 0.1%포인트(p) 증가한 1.1%로 집계됐는데,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은 2.1%로 초·중·고교 증가폭 평균치를 1%나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초등학생, 중학생의 학업중단율은 각각 0.7%, 0.8%로 파악됐다. 전 학년도 대비 증가폭의 경우 초등학생은 동일하고, 중학생은 0.1%p 증가했다. 대학입시에 가까워질수록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많아짐을 반증하는 통계다.
입시업계에서는 공교육 강화와 대입 경쟁 완화라는 장기적인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수험생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내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교 내신이 안 되는 수험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정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학교 수업 커리큘럼은 정시를 준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며 "내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한 대입 준비 프로그램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내신 성적이 좋은 수험생을 중심으로만 지도가 이뤄지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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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026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가 시작된 21일 강서양천 교육지원청에서 수험생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2025.08.21 photo@newspim.com |
학생들의 공교육 이탈을 막기 위한 대입 제도 개편 방안으로는 절대평가·정성평가를 확대하는 방안이 대두된다. 수능이든 내신이든 지금과 같은 줄 세우기식 평가방식을 유지한다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공교육의 가치보다 대입을 우위에 둘 수밖에 없다는 배경에서다.
백병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학교는 진학 지도 외에도 학생들이 공동체 안에서 공동체 의식, 민주시민 의식 양성을 위한 곳"이라며 "장기적으로 수능은 절대평가 확대 및 자격고사화가 필요하고, 내신 역시 절대평가로 전환해 지금과 같은 줄 세우기식 정량평가가 아니라 수험생의 성장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정성평가로 평가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