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가격 하락에 도매물가 둔화
연간 상승률도 둔화…근원 PPI도 마이너스
연준, 9월 인하 '기정사실화'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도매물가가 예상을 깨고 하락하며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용 둔화 조짐 속에 물가마저 안정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1% 떨어졌다. PPI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4개월 만으로,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크게 밑돈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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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025.09.10 koinwon@newspim.com |
◆ 연간 상승률도 둔화…근원 PPI도 하락
8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2.6% 상승에 그쳤다. 7월(3.1%)보다 둔화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달 대비 0.1% 하락했고, 연간으로는 2.8% 상승에 머물렀다. 모두 시장 전망치(3%대 초중반)를 밑돈 결과다.
BLS는 "최종 수요 기준 PPI가 7월(0.7% 상승)에서 하락 반전했다"고 밝혔다. 도매 단계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서비스 물가는 0.2% 떨어졌다. 특히 소매·도매업체들의 마진 축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수입품 관세 부담을 유통업체들이 흡수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상품(재화) 가격은 0.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 CPI 발표 앞두고 시장 촉각
도매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 성격을 가진다. 일부 항목은 연준이 물가 판단에 활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반영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하루 뒤인 11일 발표될 8월 CPI로 쏠린다. 전문가들은 CPI가 전월 대비 0.3%, 연간 2.9%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7월(2.7%)보다 소폭 높아진 수준이다. 관세 부담이 소비자 단계로 전가될 경우 CPI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 PPI 하락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키웠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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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직원들.[사진=블룸버그] 2021.09.16 mj72284@newspim.com |
◆ 연준, 9월 금리 인하 '기정사실'
이번 지표 발표로 금융시장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동시장의 급격한 냉각을 근거로 0.5%포인트 '빅컷'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BLS는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신규 고용이 기존 추계보다 91만1000명 적었다고 수정했다. 8월 고용보고서에서도 일자리 증가세가 사실상 멈췄으며, 6월에는 4년 반 만에 처음으로 일자리가 줄었다. 노동시장의 약화는 연준의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예상보다 둔화한 도매 물가 수치를 확인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커지며 뉴욕 증시 개장 전 주요 주가 지수 선물은 오름폭을 확대했으며, 내림세를 보이던 다우지수 선물은 일시 오름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약보합권에 거래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