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이자장사' 꼬집은 정부, 상생청구서·보이스피싱 배상 책임 압박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손쉬운 이자장사에 치중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8일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생산적 금융'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은행권과의 첫 상견례 자리인 이날 이 원장은 최우선 과제로 '금융소비자 보호'와 '생산적 금융'을 꼽으며 압박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ELS 불완전판매 등과 같은 대규모 소비자 권익침해 사례가 없도록 책무구조도 등 운영 프로세스 점검을 요청했으며 생산적 자금 공급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도 주문했다. 내달 종료가 예정된 코로나19 피해 대출은 콕 집어 추가 만기 연장 등을 요청했다.
![]() |
이번 메시지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을 향해 '이자놀이'라고 비판한 것과 결을 같이한다. 정부가 은행권을 바라보는 시각인 셈이다. 실제 새 정부 들어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 원장이 강조한 소비자보호와 상생금융 강화 뿐 아니라 장기 연체자 채무탕감, 금융권 교육세 인상,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100조 펀드 출자 등 다양한 과제가 은행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자장사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압박이다.
여기에 정부는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서도 금융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대책을 새롭게 추가했다. 앞으로 금융사가 보이스피싱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 피해액의 전부나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금융사에 보이스피싱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전문성 있는 인력 배치 등을 의무화 한다.
이같은 정부의 잇단 규제 강화에 금융권 일각에선 너무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생산적 금융 확대, 가계대출 관리 등 기존 업무에서 나아가 보이스피싱 피해 배상까지 은행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 재평가를 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대표주자인 금융사에 이같은 각종 책임이 부여되면서 투자자들의 걱정도 크다.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밸류업 방향과 정부 규제가 상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초고령·저성장 사회 대응을 위한 미래 금융 준비도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산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장산업이 될 수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인구감소에 대비한 새 활로를 찾아야 하고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경쟁도 준비해야 한다.
상생금융을 비롯해 장기 연체자 채무탕감, 국정과제 추진 위한 100조 펀드 등 정부 정책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과도한 청구서가 오히려 은행들을 성장과 혁신, 경쟁력 강화 대신 '손쉬운 이자장사'에 머무르게 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