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 점포 800→1100개로 증가...소형 점포 폐점 속도 빨라진 영향
마진 높은 중대형 점포 확대...내수 침체·창업 수요 위축 겹치며 순증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편의점 점포 수 1위 CU가 올해 출점 목표를 절반 이하로 낮췄다.
C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창업 시장이 위축되면서 예상보다 소형 폐점 속도가 빨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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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 점포 전경. [사진=BGF리테일] |
26일 업계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연간 점포 순증 목표치를 기존 700개에서 300개로 낮췄다. 이는 연초 목표치보다 57% 급감한 수준이다.
연초 계획은 신규 개점 1500개, 폐점 800개를 전제로 설계한 수치였으나, 올해 2분기 이후 개점 전망치를 1400개로 줄이고 폐점 예상치를 1100개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CU는 매년 800~900개 수준의 순증세를 유지하며 편의점 업계 1위를 굳건하게 지켜왔지만, 올해는 출점 전략을 '양적 확대'에서 '질적 효율화'로 선회한 결과란 분석이 우세하다.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CU의 수익성은 지난해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줄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쳤다.
증권가에서는 수익성이 좋은 중대형 점포 비중을 늘린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순증 목표치를 낮춘 것은 중대형 점포 비중 확대를 목표로 소형 점포들의 폐점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라면서 "중대형 점포들은 소형 점포 대비 주요 지표들이 모두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대형 점포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분기 말 기준 CU의 중대형 점포 개점 비중은 21.2%로,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p) 상승했다. 수익성이 낮은 소형점 대신 중대형 점포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 강화에 나선 것이란 지적이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점포 순증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난 수준에 그쳤지만 중대형 점포 비중은 3%p 상승했다"며 "중대형 점포는 투자 대비 수익성이 높아 향후 실적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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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점포 외부 전경. [사진=BGF리테일] |
올해 연간 순증 목표치 하향으로 CU의 연말 점포 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말 CU 점포 수는 1만8458개였으며, 올해 말에는 1만8800개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CU의 점포 성장세는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연간 1400개 이상 순증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여파가 있었던 2018년(666개), 2019년(711개)에는 순증 폭이 축소됐다.
이후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900개 안팎의 순증세를 회복했으나, 지난해 696개로 다시 둔화하며 최근 10년 내 두 번째로 낮은 순증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300개 순증에 그친다면 10년 내 가장 낮은 규모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창업 수요 감소와 경기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CU가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기존 점포 운영 안정성에 무게를 둔 결과란 의견이 나온다.
CU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창업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올해 연간 순증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며 "앞으로도 점포 수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