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철학과 비전이 담긴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모두 공개됐다. 조기 대선으로 치러진 탓에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한 이번 정부는 시간이 촉박했지만, 국정기획위원회 중심으로 그런대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완성했다.
그러나 완성된 자료를 공개하는 과정은 다소 불투명했다. 국정운영 계획을 짠 국정기획위는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국민들에게 '123대 국정 과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세부 과제'는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60일간 국정기획위를 출입하며 매일같이 열어봤던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보다 추상적인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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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영 정치부 기자 |
전날(12일) 국정기획위는 기자들에게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를 참고하면 '세부 과제'가 당연히 포함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국정기획위 출입 기자들은 이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국정기획위 소속 위원들 단톡방에서 "금일 15시 공개예정이었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공개 보류" 내용이 돌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한 기자들은 사실 여부 확인을 국정기획위에 요청했다. 그들은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왜 비공개로 전환됐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당초 언론은 이날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혹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발표"라고 크게 보도했었다. 그런 계획을 갖고 기다리던 기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제대로 된 공식 설명없이 계획이 취소된 것이다.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의 '신중함' 때문에 발표가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그날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국정기획위의 기획안은 정부의 확정된 정책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데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수정될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해당 소란이 마무리된 지난 20일 국무총리실을 통해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이 기자들에게 배포됐다.
국정기획위와 정부 등 국정운영 주체들의 신중함은 '혼선'을 초래했다. 혼선이 결국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실수라고 평가한다. 당시 국정기획위 출입 기자로서 매우 아쉽다. 출입 기자들에게조차 정확한 계획과 내용을 전달하지 않은 결과, 국민들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받은 셈이다.
국정기획위와 대통령실 간 내부 소통 실패, 보안 유지 등이 얽혀 국정운영 발표에 혼선을 초래했다고 본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은 기자뿐 아니라 국정을 다루는 주체들에게도 늘 있다. 혼선을 초래한 마지막 발표가 내내 60일간의 아쉬움으로 맴돈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