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인기 동요 '상어 가족'(아기상어)은 표절곡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작곡가 조나단 로버트 라이트(활동명 조니 온리)가 더핑크퐁컴퍼니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선고기일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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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가족은 더핑크퐁컴퍼니가 2015년 유아교육 콘텐츠 '핑크퐁'을 통해 내놓은 동요로, 반복적이고 쉬운 가사와 '뚜루루 뚜루'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후 조니 온리 측은 2019년 이 노래가 자신의 구전동요 편곡 저작물인 '베이비 샤크(baby shark)'를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더핑크퐁컴퍼니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촉탁 결과에 비춰보면 원고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더핑크퐁컴퍼니의 손을 들어줬다.
1심 당시 감정을 맡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베이비 샤크가 구전가요에 새로운 반주를 추가했다기보다는 동일·유사한 반주를 표현하며 조니 온리만의 창작 요소가 포함돼 있지 않고, 상어 가족은 베이비 샤크와 다르게 다섯 번째 마디부터 여자보컬과 코러스가 더빙이 되면서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추가되는 등 두 곡이 상이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2심도 조니 온리의 곡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2차적 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 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돼야 한다"며 "원고의 곡은 원저작물에 다소의 수정·증감을 가한 데 불과해 독창적인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제작사가 동요 상어 가족을 제작하는 시점에 조니 온리의 곡을 접했을 개연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의 곡에서 독자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된 부분을 이용했다고 인정할 만한 유사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음악의 장르와 방법 등 일반적 아이디어 단계에 속한 부분을 원고·피고 곡 그리고 이 사건 구전동요에 속하는 다른 일부 버전의 노래들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