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인, 애플 본사 인근으로 이전...협업·보안 강화
아이폰 핵심 부품 공급…매출 77%가 애플향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이노텍이 미국법인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애플 본사가 위치한 쿠퍼티노로 이전했다. 애플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혀 신제품 개발과 시제품 테스트 등 협업 전반의 효율성과 보안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 카메라 모듈과 기판 소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전체 매출의 77%를 애플에서 올리고 있다.
![]() |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 |
14일 LG이노텍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법인 본사 사무실을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쿠퍼티노로 옮겼다. 쿠퍼티노는 애플 본사가 자리한 도시로, 글로벌 정보기술(IT) 공급망의 심장부 중 하나다.
쿠퍼티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중심부에 위치한 도시로, 세계적인 IT 기업인 애플의 본사가 자리한 곳으로 유명하다.
인구는 약 6만 명 규모지만, 애플파크를 비롯해 수많은 첨단기업 연구시설과 스타트업이 밀집해 있다. 인근에는 구글, 메타, 엔비디아 본사도 가까워 글로벌 기술 산업의 교류와 혁신이 활발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전을 단순한 주소 변경이 아니라, 핵심 고객과의 거리를 한층 좁히려는 전략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과 광학 부품, 기판 소재를 공급하는 주요 파트너다. 아이폰의 '눈'과 '뇌'를 맡는 핵심 부품들이다.
후면 멀티 카메라 모듈은 광각·초광각·망원 렌즈를 각각 담아 사진과 영상을 선명하게 찍게 해준다. 손떨림 방지 장치(OIS)는 촬영할 때 흔들림을 줄여주고, 비행시간(ToF) 3D 센싱 모듈은 얼굴 인식이나 증강현실(AR)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폴디드 줌 프리즘은 얇은 스마트폰에서도 먼 곳을 크게 찍게 해주며, 적외선(IR) 필터는 렌즈가 필요 없는 빛을 걸러 화질을 높인다.
또 플립칩(FC-CSP) 기판은 아이폰 속 핵심 칩(AP)과 통신칩을 연결하는 '회로판' 역할을 하고, 무선통신칩(RF-SiP) 기판은 무선통신 모듈의 신호를 안정적으로 주고받게 한다.
LG이노텍이 만드는 부품들은 크기는 작지만, 아이폰의 성능과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올해 상반기 LG이노텍 전체 매출 8조9174억 원 가운데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 매출이 6조9028억 원으로 77.4%를 차지했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상당 비중이 애플향 물량에 기반한 만큼 신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긴밀한 기술 협의와 시제품 테스트가 필수적이다.
거점이 가까워지면 회의 일정 조율이 수월해지고, 설계 변경이나 샘플 수정, 긴급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도 대응 속도와 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애플 본사와 같은 도시에 위치하게 되면서 협업 과정 전반의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미국법인 본사는 핵심 고객을 비롯한 현지 고객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며 "임차 계약 조건 등에 따라 사무실을 이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