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BITDA 13% 상승 전망
흑자 전환 후 이익 호조 지속
부채 줄고 매출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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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던 크루즈 운영 업체 카니발(CCL)이 바닥에서 4배 가량 오른 가운데 월가가 비중 확대를 추천하고 나서 주목된다.
팬데믹이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불거진 암초들을 통과하고 쾌속 순항을 위한 대해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강세론자들은 2025 회계연도 업체의 EBITDA(법인세, 감가상각, 이자 차감 전 이익)이 13%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저평가 매력과 맞물려 추세적인 주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카니발 주가는 8월12일(현지시각) 29.64달러로 거래를 마감해 연초 이후 18.51% 올랐고, 2022년 10월7일 기록한 저점 6.76달러에서 4.4배 상승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 고점 66.3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팬데믹 직전인 2019 회계연도(2019년 11월 종료) 카니발은 고객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크루즈는 항상 100% 티켓 판매를 달성했다. 하지만 2021 회계연도 크루즈선 점유율은 56%로 뚝 떨어졌고 2022 회계연도에도 75%에 그쳤다.
2023 회계연도 100%를 회복한 수치는 2024 회계연도 105%로 상승했고, 2020~2021 회계연도 급감했던 매출액도 2022 회계연도 538% 급증한 데 이어 2023~2024 회계연도 각각 77%와 16% 증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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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의 크루즈선 내부 [사진=업체 제공] |
시장 전문가들은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를 이뤄낸 카니발이 앞으로 수 년간 매출액 상승과 수익률 향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
실적이 곤두박질쳤던 팬데믹 당시 2년간 업체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크루즈선을 포함한 일부 자산을 매각했고, 신규 선박 인수를 연기했다. 대규모 감원을 실시한 한편 신주 발행과 신용라인 만기 연장을 통해 운전 자금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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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
2019 회계연도 115억달러였던 총 부채 규모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 급증, 2021 회계연도 말 332억달러로 뛰었다.
총체적 난국을 맞았던 카니발은 2025 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액이 9%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강력한 반전을 이뤄냈고, 부채 규모는 273억달러로 감소했다.
2019 회계연도 말 26%였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 대비 부채 비율이 여전히 45%로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경영 정상화에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월31일 종료된 2025 회계연도 상반기 카니발의 매출액은 6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5% 늘어났고, 2022 회계연도 상반기에 비해서는 164% 급증했다. 2분기 말 기준 고객들의 선불금이 85억달러에 달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카니발의 실적과 재무 지표가 강력한 매수 신호를 보낸다는 데 입을 모은다. 팬데믹 당시 급감하는 매출액과 가파르게 늘어나는 부채가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 주가가 블랙 먼데이 이후 최저치로 내리 꽂혔지만 예상보다 강한 회생력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카니발은 매 분기마다 월가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9억34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66.8% 증가, 매출액과 함께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비용 측면의 효율성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크루즈와 그 밖에 여행 사업의 운영 비용이 전년 동기에 비해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급증한 사실을 감안할 때 수익성이 대폭 향상됐다는 평가다.
수익성 개선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분기 말 업체는 장기 부채를 273억달러로 줄였다. 지난 3년 사이 20% 감축한 셈이다. 대차대조표가 견고해지면서 2개 이상의 신용평가사가 업체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카니발의 매출 증가는 크루즈 여행 수요가 견고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는 월가가 업체의 주식을 매수 추천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크루즈 라인의 가격 결정력을 측정하는 순수익률은 2분기 7.2% 상승해 200.07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업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번스타인은 티켓 가격 인상과 함께 크루즈선 내에서 고객들의 지출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당시 바닥을 쳤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외형 성장이 둔화될 여지가 높다는 의견이 없지 않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업체의 매출이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이른바 MZ 세대를 중심으로 청년층들 사이에 크루즈 여행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기존 고객들 이외에 첫 여행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팬데믹 당시 기존 선박을 매각했던 카니발은 새로운 크루즈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수요 상승에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2026년 고객 보상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첫 여행자들이 두 번째, 세 번째 여행을 결정하도록 하는 데도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특히 MZ 세대들을 로열티 높은 고객으로 확보할 경우 목적지를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크루즈 여행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경제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등장했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변이 점차 고조되는 상황도 크루즈 비즈니스에 구조적인 악재로 지목된다.
폭탄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소비자들의 지출이 한풀 꺾이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잠재적인 리스크가 없지 않지만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을 돌파한 카니발이 새로운 암초 역시 노련한 경영 전략으로 해쳐 나갈 것으로 월가는 기대한다.
육상 여행에 비해 크루즈 여행이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카니발의 향후 실적을 낙관하게 하는 대목이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