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청탁 지시·명품백 선물' 여부 묵묵부답
종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1인자 비서실장
'통일교 윗선-김 여사' 연결고리 밝힐까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연루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 정모 씨가 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에 출석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9시 39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 빌딩 내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는 '통일교 측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한테 돈 얼마 줬나', '왜 전달한 건가', '김건희 여사 명품 선물도 관여했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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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인 정모 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정씨를 상대로 '통일교 윗선'과 김 여사간 연결고리를 명확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2025.08.08 ryuchan0925@newspim.com |
이어 '한학자 통일교 총재 지시를 받고 한 일인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명품백 선물 지시 오갔나'라는 물음에 묵묵부답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비서실장 정모 씨는 특검팀이 김건희 여사에 대해 전날 청구한 구속영장에 적시된 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와 연결된 핵심 피의자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정씨를 상대로 '통일교 윗선'과 김 여사간 연결고리를 명확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정씨는 통일교 내 최상위 행정조직인 천무원의 부원장으로서 통일교 간부들의 청탁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그는 '통일교 1인자'로 지목된 한 총재의 비서실장이자 통일교 2인자로 알려지기도 했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의 수주 및 이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김 여사에게 뇌물을 줬다는 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통일교 간부인 윤 전 본부장이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김 여사 측에 샤넬 가방 2개, 그라프사 목걸이 등을 전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윤 전 본부장은 수차례 이어진 특검 조사에서 "건진법사를 통해 김 여사에게 목걸이와 명품백 등을 전달하는 방식도 통일교 교단 차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한 총재가 포괄적으로 오더를 내리면 정씨와 이모 통일교 중앙행정실장이 구매할 명품 등 디테일을 보강해 청탁 추진 방식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18일 통일교 사무실 및 관계자 10여 명, 주거지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한 바 있다. 압수수색 대상이었던 정씨에는 알선수재 등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씨는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는데, 특검팀은 정씨가 귀국한 지난달 26일 이후 압수수색에 돌입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윤 전 본부장, 서브 브로커로 지목된 이모 씨는 지난달부터 이미 구속 피의자 신분으로 수차례 특검팀의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들에게 각각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특히 윤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준 불법 정치자금을 1억원으로 특정해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일 김 여사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특검팀은 정씨를 상대로 그가 한 총재의 지시로 김 여사 청탁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을 전망이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