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우승 트로피 세리머니 시상대에서 중앙에 버티고 차지
인판티노 회장, 나오라고 손짓해도 트럼프 첼시 주장 옆 고수
트럼프, UFC 등 터프한 스포츠 자주 직관... "고령 이미지 불식"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 세리머니. 주인공은 첼시였지만 시선은 엉뚱한 곳에 쏠렸다. 오지랖 넓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첼시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을 3-0으로 완파하며 대회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시상식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은 트로피를 전달한 뒤에도 시상대 한가운데를 떠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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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FIFA 클럽월드컵 우승 세리머니 시상대에서 첼시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5.7.14 psoq1337@newspim.com |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여러 차례 옆으로 비켜달라는 손짓을 보냈지만, 트럼프는 첼시 주장 리스 제임스 옆에서 자리를 고수했다.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는 순간에도 그는 화면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팀을 승리로 이끈 콜 팔머는 "우리가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단상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조금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승전 하프 타임에 진행한 대회 공식 중계사 다즌(DAZN)과의 인터뷰에서 '행정명령으로 미국에서 축구 표기를 사커(soccer)에서 풋볼(football)로 바꿀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트럼프는 이종격투기(UFC)와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NCAA 레슬링 등 격렬하고 남성성이 강한 스포츠 현장을 자주 찾는다. 경기장에 등장하면서 관중의 환호 속에 손을 흔들고, 승자와 직접 인사를 나눈다. 언론은 이를 단순한 관전이 아닌 '정치적 퍼포먼스'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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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5.07.14 psoq133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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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리는 미국미식축구리그(NFL) 제59회 슈퍼볼 필라델피아와 캔자스시티의 경기 시작 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5.2.10 psoq1337@newspim.com |
AP통신은 "트럼프는 격렬한 스포츠 현장에서 자신을 향한 환호를 즐긴다"며 "이는 78세라는 고령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성전환 선수의 출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그가 '남성성'을 강조하는 종목 위주로 직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클럽월드컵 결승은 트럼프에게 미국에서 열린 축구 빅이벤트 그 이상이었다. 화면 중앙에서 트로피를 든 선수들보다 그 옆에 선 자신이 더 오래, 더 크게 비치는 장면. 트럼프는 그 순간을 통해 진짜 우승자는 자신이라는 듯 존재감을 과시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