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모든 주민들을 남부 라파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날 보도했다.
이스라엘 남서부 끝에 붙어 있는 가자지구는 서울 면적의 약 60% 정도 크기로 약 20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고 있다. 라파는 가자지구의 남단, 이집트 국경과 접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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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에 따라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2025.03.19 ihjang67@newspim.com |
카츠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인도주의 도시(humanitarian city)'라는 이름의 정착민 캠프를 건설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 캠프에 들어가기 위해서 '보안 검사'를 받아야 하며,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주변 경계를 서고 치안을 담당하는 이 곳에는 당초 60만명 정도를 수용할 계획이었으나 종국적으로는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를 이주시킬 계획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지만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킨다는 계획은 국제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반인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인권 변호사인 마이클 스파르드는 "전쟁 상황에서 주민들을 고향에서 몰아내는 것은 전쟁 범죄가 될 것"이라며 "카츠 장관이 계획한 대로 대규모로 (주민 이주가) 실행된다면 분명 반인륜 범죄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계획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지구 남단으로 이동하게 만든 다음, 향후에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추방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인도주의 도시 프로젝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휴전이 성사되면 곧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 국가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하면 머물 수 있지만 떠나고 싶어하면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 중심지에 '인도주의 환승 지역'이라고 불리는 캠프 건설 계획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미 전달됐으며 백악관에서 논의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