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카사...반년간 MUV 80% '급감'
루센트블록, 3년 연속 매출액 감소세
"건설 경기 악화로 수익성 악화"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토큰증권(STO) 법 제정이 연기된 데다 건설 경기 악화라는 겹악재까지 발생하면서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지난 5월 카사코리아의 고유방문자수(MUV)는 949명이다. 이는 지난해 12월(4281명) 대비 77.83%(3332명) 급감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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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당 수치는 ▲1월(1112명) ▲2월(1253명) ▲3월(1178명) ▲4월(990명) 등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루센트블록의 MUV도 지난 3월 2.3만명까지 치솟았다가 5월에는 9185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카사는 재무상태도 좋지 못하다. 카사가 재무제표를 공시하기 시작한 작년 7월인데, 1년이 지난 현재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다. 최근 공시인 지난 작년 말 기준 카사의 순자산은 49억9000만원, 자본금은 316억9000만원이다.
고객 외면 속 실적도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작년 말 카사코리아의 영입손실은 52억 1300만원, 당기순손실은 59억4000만원이었다. 이로써 카사코리아는 영업손실 62억7400만원, 당기순손실 66억6800만원을 기록했던 지난 2023년에 이은 2년 연속 적자에 빠졌다.
루센트블록의 영업손실도 ▲2022년(70억1000만원) ▲2023년(60억8000만원) ▲2024년(60억8000만원)으로 좋지 못하다.
이처럼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부진한 이유는 토큰증권(STO) 법제화가 연기 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STO는 분산원장기술(블록체인)을 활용해 증권을 디지털화한 새로운 형태의 증권이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 STO의 거래는 아직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022년 4월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공론화한 지 3년이 넘은 시간 동안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여당과 야당 모두 STO 관련 법안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해당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관계자는 "STO 거래 활성화 여부는 관련 스타트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며 "법안 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보니 고객들도, 투자자들도 해당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승옥 벤처시장연구원 대표는 "STO의 거래를 허용하는 법안 통과가 잘되지 않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며 "사업의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점도 카사와 루센트블록에 악재로 작용한다. 좋은 부동산 자산이 매물로 나와야 투자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배승옥 대표는 "부동산 조각투자 생태계에서 부동산 관련 업자들도 많이 있다"며 "그런데 현재 시장 자체가 어렵다 보니 기초자산을 삼을 좋은 자산이 없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카사코리아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려는 계획이다. 카사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원회에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으면 부동산을 매각한다거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신사업을 펼치기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