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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주왕산 산불 현장 가보니…검게 탄 흙 위 돋은 '초록 새싹'

기사입력 : 2025년06월22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6월27일 08:32

3260㏊ 피해…축구장 5000개 규모의 상흔
산림청과 공동 조사…약 2년 동안 모니터링
자연복원 원칙…심한 곳은 활엽수 위주 복원

[청송=뉴스핌] 양가희 기자 = 영남권에서 지난 3월 22일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화마는 3일 후인 같은 달 25일 주왕산국립공원을 덮쳤다. 영남권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는 그간 국립공원이 입은 것 중 최악이다.

약 80일이 지난 이달 13일 주왕산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아 향후 복구 계획을 알아봤다. 현장에서 직접 보니 갈변한 소나무와 대조적으로 굴참나무 등 활엽수는 초록 잎을 앞다퉈 내고 있었다. 검게 탄 흙 위로 초록 새싹이 움텄다. 자연복원의 속도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주왕산국립공원이 영남권 산불로 피해 입은 면적은 3260헥타르(㏊)로, 전체 공원 면적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피해 면적은 축구장 5000개를 합한 것보다 더 넓고, 여의도 면적(290㏊) 11배를 넘어선다.

지난 13일 드론으로 촬영한 주왕산 국립공원의 모습. 푸른 잎을 낸 활엽수림 사이로 갈변한 소나무들이 눈에 띈다. [사진=국립공원공단] 2025.06.21 sheep@newspim.com

산불 피해는 활엽수보다 열상에 취약한 침엽수에 더 크게 남았다. 멀리서 보면 초록빛을 유지한 활엽수와 대조적으로, 뿌리에 피해를 입어 갈색으로 변한 소나무가 눈에 띄었다. 산불은 활엽수가 잎을 내기 전에 발생했다. 5월과 6월에 접어들어 활엽수가 잎을 돋워냈다는 것은 산불을 겪었어도 살아남았다는 증거다.

산림생태학 박사인 박홍철 국립공원연구원 과장은 "소나무가 산불에 굉장히 취약하다. 산불 발생 약 일주일 안으로 갈변한다"며 "일시적 현상일 수 있지만 6월이 됐는데도 푸른 잎이 나오지 않는다면 고사했다고 거의 확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원은 자연 복원이 원칙이지만, 피해가 심각한 곳은 인위적 개입이 불가피하다. 복원 수종은 활엽수가 중심이 될 예정이다. 박 과장은 "산불 피해를 봤는데 다시 산불에 취약한 나무로 복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내화수종을 중심으로 복원하려고 한다. 혹시나 산불이 또 발생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뉴스핌] 양가희 기자 = 지난 13일 주왕산국립공원 산불 피해 구역에 있던 굴참나무의 모습. 활엽수인 굴참나무는 산불로 밑동이 검게 그슬렸어도 푸른 잎을 냈다. 2025.06.21 sheep@newspim.com

박 과장은 "천이에 의해 소나무에서 참나무로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인위적으로 앞당기거나 늦추면 생태적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공 복원에 대해서는 "다만 산불 피해지는 의도치 않게 인위적 훼손이 발생한 곳"이라고 그 필요성을 설명했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복구 원칙은 탐방객 안전이다. 매표소로부터 도보로 1시간 30분 떨어진 지점, 거리상으로는 3~4㎞ 떨어진 구역 왼쪽 경사면에 코이어 네트가 보였다. 흙이 빗물 등에 흘러내리지 않도록 가둬 탐방객 안전을 확보하고, 식물이 싹트는 것을 돕기 위한 식생 매트다. 식물은 자라면서 불탄 흙을 정상으로 되돌린다. 흙이 비옥해지면 전반적인 환경이 나아진다.

구체적 복구 계획을 확정하려면 먼저 조사가 필요하다. 공단은 산림청과 공동 조사를 진행한다. 조사 기간은 2026년 12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공동 조사는 기관별로 분야를 나눠 공단은 보호종·산사태 조사, 공간정보 구축 등을 맡고 산림청은 식생 조사 등을 담당한다.

과거 국립공원 산불 복원과 다른 점이 바로 이 공동 조사 방식과 2년간의 조사 기간이다. 박 과장은 "산불이 난 연도에 고사했다고 판단했는데, 이듬해 살아나는 경우도 있다"며 "반대로 살았다고 판단했는데 죽는 경우도 발생한다. 모니터링을 2년 동안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9일 산불 진압 후 드론으로 촬영한 주왕산국립공원 북측. 나무가 새까맣게 전소했다. [사진=국립공원공단] 2025.06.21 sheep@newspim.com

박 과장은 "하동 때 따로 조사한 결과를 보니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같은 현장을 두고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조사하기에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라며 "주왕산은 조사를 같이 하고 기본 계획과 복원 방향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공단은) 산림청에서 보호지역을 담당하는 생태복원과와 협의하고 있어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산불은 피해 정도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피해가 심하지 않은 정도부터 차례대로 ▲지표화 ▲수간화 ▲수관화로 불린다.

수간화는 나무 기둥만 탄 수준이고, 수관화는 나무 전체가 타 가장 피해가 심한 유형이다. 조사는 이들 세 구역을 대표하는 구역을 선정해 이뤄진다. 각 구역에 어떤 수종이 있고 수종별 고사율이 어느 정도인지, 맹아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등을 종합 분석하면 '주왕산국립공원의 수관화 지역 고사율이 몇 퍼센트다'라는 수치를 최종 계산할 수 있다.

조사가 끝나면 구체적인 복원 계획을 수립한다. 인공 복원은 피해가 심각한 구역 중심으로 이뤄진다. 복원 필요성이 인정됐어도 경사도가 35도 이상으로 사람이 접근할 수 없으면 복원 사업이 불가능하다.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 심각해도 경관이 중요한 민가나 탐방로 인근은 복원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다.

[청송=뉴스핌] 양가희 기자 = 지난 13일 산불 피해를 겪은 주왕산국립공원 내부. 검게 타 쓰러진 나무와 대조적으로 주변에서 푸른 잎이 돋아나고 있다. 2025.06.21 sheep@newspim.com

탐방로를 벗어나 산불 피해가 심한 구역에 도착했다. 검게 탄 나무조각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자연 복원은 통상 피해 현장을 그대로 놔두는 식이다.

박 과장은 "기본적으로 그대로 유지한다. 흉물스럽다고 볼 수 있어도 이런 것(탄 나무조각)들이 썩으면서 미생물이 나오고, (나무조각 안에) 곤충이 들어가 알을 낳기도 한다. 곤충이 많이 들어오면 곤충을 먹는 조류가 들어온다. 조류는 씨앗을 먹고 배설을 하니 식물이 쉽게 퍼진다. 이런 연결성이 다 있다"고 해설했다.

불이 난 지 80여일 만에 싹이 움텄다. 자연의 회복력이 경이로운 수준이지만 완전하게 복원됐다고 보려면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박 과장은 "일반적으로 훼손된 숲이 원상태로 복귀하려면 100년은 걸린다고 본다"며 "딱 떨어지게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단은 산불대응을 위해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노후 헬기 교체 비용을 확보했다. 또 산불전문 진화차량, 인공지능(AI) 산불감시카메라, 열화상감지드론 등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shee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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