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전한 무역 관련 불확실성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은 이날 주식시장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0포인트(0.00%) 내린 4만2865.77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57포인트(0.27%) 밀린 6022.2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99.11포인트(0.50%) 하락한 1만9615.88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무역 협상을 마무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를 선제적으로 수출할 것이라며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관세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다만 이 같은 수출 제한이 6개월간만 풀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 일부에서는 당분간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5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4%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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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문가들은 관세 영향이 물가에 드러나지 않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을 기대했다.
다코타 웰스의 로버트 패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예상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줬다"며 "이는 연준이 올해 후반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 멀티에셋 솔루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90일간의 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할 것"이라며 "만약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거나 고용시장이 약화한다면 연준은 향후 금리 인하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마켓 전략 총괄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그 영향은 몇 달, 몇 분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집중적인 충격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미국이 이라크 주재 대사관 인력의 부분 철수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전해지면서다. 앞서 한 이란 고위 당국자는 핵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과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란이 해당 지역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가까워지면서 시장의 기준도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은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시장이 새로운 고점을 돌파하기 위한 기준이 더 높아졌다"며 "이를 위해서는 아마도 기업 실적 전망의 상향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징주를 보면 아마존은 2.03% 하락했으며 엔비디아도 0.78% 내림세로 마감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공급업체 깃랩은 분기 실적이 실망감을 주면서 10.60% 급락했다. 비디오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은 1분기 매출액 감소를 밝히고 5.31%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3.66% 오른 17.57을 나타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