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용접공 등 숙련 기술자 태부족
"국방예산 GDP 3%로 높아지면 숙련 인력 76만명 더 있어야"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재무장에 나선 유럽의 각국 정부가 탄약, 탱크 등 무기 구입을 대폭 늘리고 있으나 정작 유럽 방산업체들은 구인난으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은 앞으로 10년간 8000억 유로(1230조원)를 국방비로 지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방산업계에 수만 개의 새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정작 첨단 무기체계 구축에 필요한 인공지능(AI)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 그리고 용접공과 기계공 등 숙련된 기술자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방산업체들은 임금 인상과 각종 혜택을 내걸고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몰래 데려오거나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구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PBS 그룹은 체코 프라하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벨가 바이츠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직원이 800명으로 미사일과 드론 엔진을 생산한다. 이 회사 부사장 파벨 체찰(Pavel Cechal)은 "회사 모든 부서가 인력 충원 중"이라면서 인재 영입을 위해 "지난 해 급여를 8% 인상했고 올해도 10% 더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PBS 그룹은 지역 학교 및 대학교와 협력해 학생 충원에 나서는 한편 부설 직업훈련학교를 직접 설립해 입사자를 훈련시키고 있다.
프랑스-독일 합작회사인 KNDS는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세자르(CAESAR) 자주포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기업은 중부 프랑스 부르주에 있는 공장에서 교대 근무 횟수를 늘리고 최근 인력도 매년 50%씩 증원하고 있다.
KNDS 대변인 가브리엘 마소니는 "우리는 푸조 308과 같은 방식으로 세자르 자주포를 생산하지 않는다.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는 매우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진 사람을 구인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 종사자들은 자동화 무기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AI 전문가와 소량 생산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에 대한 수요가 특히 많지만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유럽 최대 탄약회사인 라인메탈(Rheinmetall)은 2028년까지 인력을 9000명으로 29% 늘릴 예정이다. 주로 제품 개발자와 엔지니어, 용접공, 전자 기술자들이다.
잠수함과 군함 제조사인 티센그루프 마린 시스템스(Thyssenkrupp Marine Systems)는 북부 독일 비스에 있는 조선소에 최대 1500명을 충원할 예정이지만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 숙련된 전문가 모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한 대로 자동차 제조업계에서 일하던 엔지니어를 영입하는 일도 빈번해졌다.
체코의 탄약과 포탄 생산업체 STV 그룹의 데이비드 해크 회장은 "자동차산업 불황으로 오랜만에 일부 인력을 충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회사에서 일하던 사람 200명 이상을 충원했다. 이들은 프라하에서 155㎞ 거리의 바이소프 비토 공장에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센서 및 레이다 제조업체 헨졸다트의 최고경영자인 올리버 도어레는 "적기공급 생산 방식에 익숙한 전직 자동차회사 근로자들을 환영한다"면서 "계열 생산화로 생산을 증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자문회사 커니(Kearney)는 최근 보고서에서 나토 회원국 국방예산이 현재 GDP 2%에서 3%로 높아지면 76만명의 숙련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유럽의 독자적 재무장이 방산업계 인력난을 앞으로 더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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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방산업체 PBS 그룹의 벨카 바이츠 공장에서 근로자가 터빈엔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28 kongsikpark@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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