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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25시] 대선 국면 속 '중기부 존폐' 화두…관가 분위기 '술렁'

기사입력 : 2025년05월20일 14:20

최종수정 : 2025년05월20일 14:20

'중기부 개편' 대선 화두로…이준석 '산업부 통합' 공약
투자 위축·창업 감소로 존재감 약화…"최근 성과 부족"
중기부 "개편 얘기 익숙해"…혼란 속 업무 매진 분위기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 부처, 좀 줄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나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논의가 시작되면 늘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부처가 하나 있죠. 바로 중소벤처기업부입니다. 설립 8년차를 맞은 중기부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도 또다시 '존폐 기로'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대선 후보마다 정부 조직 개편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중기부를 비롯한 세종 관가 전반에도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정말 조직 개편의 칼바람이 불게 될지, 아니면 또 한번의 해프닝으로 끝날지 관심이 쏠립니다.

[일러스트=챗GPT] 2025.05.20 rang@newspim.com

◆ 2017년 중기청→중기부 승격…'정책 성과' 두고 의견 엇갈려

중기부는 지난 1996년 차관급 외청인 '중소기업청'으로 처음 출발했습니다. 이후 산업자원부와 지식경제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러 부처의 외청으로 소속을 바꿔왔죠. 당시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면서 부 승격을 꾸준히 요구해왔습니다.

이후 2017년 문재인 정부 초기에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중기청을 중기부로 승격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부 승격을 실현한 건데요. 이에 따라 중기부는 기존 차관급 체제에서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됐습니다. 조직을 대폭 확대하고, 산업부 등에서 중소기업·벤처·창업 관련 기능을 이관받아 총괄 역할을 강화했습니다.

정부세종청사 중소벤처기업부 전경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3.04.19 victory@newspim.com

하지만 이후 중기부가 눈에 띄는 성과를 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예산과 인력 모두 다른 부처에 비해 적고, 권한도 제한적이기 때문인데요. '벤처·스타트업 붐'에 힘입어 한때 존재감을 키웠었지만, 최근 투자 위축과 창업 감소로 인해 정책 동력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입니다.

반면 중기부가 한정된 자원과 권한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소상공인 금융 지원과 긴급 자금 집행을 주도하면서 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었는데요. 이렇듯 정책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중기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입니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중기부가 가진 예산이나 권한이 크진 않지만, 코로나 시기에는 중심축 역할을 했고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한 면이 있다"며 "하지만 최근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이다. 중기부가 정부 조직 개편 논의에서 1순위로 거론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구조적 현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 이준석 후보, 중기부·산업부 통합 공약…'산업에너지부' 제시

가장 먼저 중기부 개편 이야기를 공식화한 쪽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입니다. 그는 정부 조직을 현행 19개 부처에서 13개로 줄이겠다는 '슬림 정부' 공약을 내놓으면서, 중기부를 산업부와 통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산업에너지부'라는 새 이름까지 언급했는데요. 산업 정책과 중소기업 정책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 안에서 중소기업 정책을 통합 관리하겠다는 청사진으로 읽힙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5.19 choipix16@newspim.com

하지만 세종 관가 분위기는 다릅니다. "결국 중기부가 다시 산업부 아래로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중기부는 산업부 산하 시절에 중소기업 정책은 늘 뒷전이라는 얘기를 들어왔던 적이 있습니다.

중기부의 한 관계자는 "산업부 시절에는 주로 대기업 수출 드라이브가 우선이라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늘 예산이나 인력 배정에서 밀렸었다"며 "그때로 돌아가자는 건 사실상 독립적인 정책 추진을 포기하라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료 사회에서는 13개 부처로 줄이겠다는 구상 자체가 충격적인데, 중기부처럼 비교적 최근에 승격된 부처는 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며 "조직 논리로 보면 '가장 먼저 통폐합할 곳'이란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 민주당, 중소기업 지원 강조…재정 여건 악화에 예산 확보 난항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 공약집에서 중기부 폐지나 통합에 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소기업 지원 확대와 창업 생태계 강화를 강조하면서 현행 중기부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죠.

하지만 정작 세종청사 안팎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설령 민주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중기부 위상이 더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는데요.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18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2025.05.18 photo@newspim.com

이는 중기부의 대표 정책인 창업 활성화 외에도 스마트공장 보급과 지역특화산업 육성, 소상공인 금융지원 등 주요 사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현장 체감도나 지속 가능성 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정책 추진 동력도 함께 약해지고 있는 건데요.

여기에 내년도 재정 여건도 부담입니다. 복지·국방 등 필수 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중기부가 원하는 수준의 예산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중앙정부 채무는 올해 상반기에만 12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나라 빚이 늘어나는 것에 더해 살림 적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 부처 관계자는 "민주당이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하긴 했지만, 결국 돈이 있어야 정책도 추진하는 것 아니겠냐"며 "지금 재정 사정을 바탕으로 보면 중기부 예산은 방어하는 것도 벅찰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 중기부 "업무 매진할 것"…지원 받는 민원인들 사이 우려 여론

표면적으로 중기부는 조용히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중기부 폐지설은 사실 자주 다뤄지곤 하는 단골 소재인 만큼, 내부 분위기는 그닥 시끄럽지 않다는데요. 이번에도 얘기만 나오다가 그냥 지나갈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한편, 대선 후보가 콕 집어 공약으로 언급한 사실이 충격적이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개편 얘기가 있는 다른 부처들을 함께 거론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해체설'이 도는 기획재정부가 있는데요. 세종 정부 청사에서 가장 덩치가 큰 기재부가 해체될 경우, 다른 부처들은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져 개편 논의에서 밀려날 것이란 예상입니다. 반대로 기재부 해체를 단행할 정도면 다른 부처들은 오히려 손쉽게 통폐합할 것이란 의견도 있죠.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기획재정부 전경. 2025.05.09 plum@newspim.com

오히려 중기부를 찾는 '민원인'들이 폐지설에 더 예민하다는 얘기도 들려옵니다. 중기부로부터 각종 정책과 사업들을 지원받는 이들로서는, 중기부가 사라질 경우 지원 체계가 흔들리거나 사업 연속성이 끊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부처가 개편되면 담당 조직과 인력 등이 모두 바뀔 수도 있고, 심지어 기존 사업 자체가 조기 종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도 선거 결과와 정치적 셈법에 따라 중기부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번에도 그저 말로만 끝날지, 아니면 정말로 조직의 명운이 다하게 될지, 세종 관가의 무더워지는 날씨 속에 어렴풋한 긴장감이 퍼져가고 있습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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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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