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부수업무 승인에 독립 사업 가능
2% 수수료 등 상생전략으로 독과점 시장 공략
지자체 협력 확대 및 자체 배달 등 사세확장
약탈 논란에 1위 배민 '흔들', 상생으로 차별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신한은행의 상생 배달앱 '땡겨요'가 정식 부수업무로 승인을 받았다. 제한없는 사업 추진이 가능해짐에 따라 독과점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배민)'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한은행은 지속적인 상생 정책 확대와 자체 배달서비스 등의 사세확장으로 높은 수수료로 골목상권 '약탈' 논란에 직면한 배민의 취약점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도 빠르게 강화하고 있어 견고한 배달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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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한은행] |
신한은행은 "부수사업 승인에 따라 땡겨요 중장기 사업 플랜을 수립 중"이라며 "소상공인과 고객 모두에게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성은 기존과 동일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진옥동 그룹 회장이 은행장 시절부터 직접 챙긴 사업으로도 유명한 땡겨요는 지난 2020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사업 개발에 착수한 후 2021년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땡겨요의 가입자는 459만명, 가맹점은 21만1000여개 수준이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50%와 47% 급증했다.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3개 사업자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현실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2%라는 낮은 중개수수료와 무료 광고비 등을 앞세워 상생 배달앱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번 부수사업 선정으로 중장기 사업플랜 수립이 가능해진 신한은행의 첫 번째 공략 포인트도 여전히 '상생'이다.
우선 올해 3월 서울시의 '서울배달+' 단독 운영사로 선정돼 그동안 꾸준히 추진했던 공공배달서비스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4월부터는 서울시 및 18개 치킨 프렌차이즈와 최대 30%까지 가격을 할인해주는 '서울배달+ 가격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현재 땡겨요와 상생협약을 체결한 지자체는 서울시를 비롯해 광역자치단체 10곳, 기초자치단체 25곳 등 35곳에 달한다.
지역 상품권을 활용하기 때문에 할인율이 높고 또한 지역 소상공인에게는 각종 지원비 및 마케팅 등 추가적인 혜택도 제공한다. 경기침체로 지자체 중심의 골목상권 지원방안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세확장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월부터는 자체 배달서비스인 '땡배달'도 선을 보일 예정이다.
땡배달은 신한은행이 배달대행사와 직접 제휴를 맺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각 점주들은 직접 대행사와 계약해 배달을 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고객 역시 기존보다 음식을 더 빨리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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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한은행] |
배민 등 기존 사업자들은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라이더를 통해서만 배달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점주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없어 높은 비용과 배달 지연 등의 문제에도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다. 땡배달 도입으로 이런 시장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건이다.
현재 땡겨요의 월간사용자(MAU)는 170만명 수준. 이는 업계 1위인 배민의 2170만명과 큰 격차다.
하지만 배민이 과도한 수수료와 비용 떠넘기기, 수익 유출 등으로 이른바 '골목상권 약탈' 논란에 휩싸이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 후발 사업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민은 점주 매출에 따라 2~7.8%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포장 주문에도 6.8%의 수수료를 적용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수익은 대부분 해외 본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로 넘어가고 있는데, 지난해 지급한 금액만 영업이익 83%에 달하는 54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국회에서도 지적을 받고 있어 조기대선 이후 대대적인 정부 차원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시장 질서 재확립 차원에서도 땡겨요 같은 후발 사업자들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성호 신한은행 땡겨요 사업단장은 "상생은 땡겨요가 기본적으로 끌고 가는 가치다. 부수사업 선정 이후에도 상생을 위한 다양한 사업전략을 꾸준히 발굴해 추진할 것"이라며 "자체 배달 역시 점주들의 선택권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독과점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