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긴장에 따른 달러 약세도 금과 유가 지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수급 여건 개선 전망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저가 매수 유입 등이 맞물리면서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3% 넘게 올랐다. 금값도 계속되는 안전자산 인기에 2% 넘게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은 1.96달러(3.4%) 상승한 59.09달러에 마감됐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는 1.92달러(3.2%) 오른 62.15달러를 기록했다.
두 벤치마크 모두 전날 2021년 2월 이후 최저 종가를 찍었는데 이날은 기술적으로 과매도 상태에서 벗어났다.
에너지 자문사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는 "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모습과 함께 공매도 포지션의 대규모 차익 실현이 오늘 유가 반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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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배럴 [사진=블룸버그] |
브로커리지 및 컨설팅 회사인 PVM의 애널리스트 타마스 바르가는 "OPEC+가 공급 제한 완화 속도를 높이기로 한 최근 결정을 시장이 평가한 후, 시장 참여자들은 무역 동향과 무역 협정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가는 또한 "이스라엘이 예멘 내 이란 지원 후티 세력을 벤구리온 공항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공습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한 점"도 언급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티 반군이 중동 내 주요 해상 운송로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예멘 내 폭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이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불과 일주일 전 예상되었던 1.7% 감소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다. 아울러 EU 무역대표는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은 미국과 불공정한 관세 협정을 체결할 압박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혀 유럽에서의 원유 수요 기대감에 힘을 보탰다.
금값은 2주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연휴 이후 매수세와 미국의 의약품 수입품에 대한 신규 관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3% 상승한 3422.8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7일 오전 2시 56분 전날보다 2.4% 오른 3413.29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4월 22일 이후 최고치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은 5월 1일부터 5일까지 이어진 노동절 연휴 이후 시장을 재개장했다.
불리언볼트 리서치 디렉터인 애드리언 애시는 보고서에서 "이번 강세장은 중국의 최근 금 투자 열풍과 미국 자산, 특히 달러에 대한 노출을 줄이려는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수요에 의해 견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지연되면서 달러가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1주일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고, 이에 따라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는 금은 다른 통화 보유자들에게 더 저렴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의약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향후 2주 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그보다 앞서 일요일에는 해외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TD 증권의 상품 전략가 다니엘 갈리는 "중국에서는 투기 세력의 참여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서구 시장에서는 금 가격이 과매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금 보유 비중이 여전히 낮다"며 "이 두 요인은 금 가격 강세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금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kwonjiun@newspim.com